“DFU-301, 세포배양 공정 변경으로 실패”
“세척 과정서 세포 효능 변화 추측”
“韓 DFU-302, 美 DFU-102·103은 이상 無”

국내 및 미국 임상엔 ‘제노 프리’ 배지 적용
“임상 진행 및 제품 허가 차질 없을 것”
안트로젠(21,250 +2.16%)이 당뇨병성족부궤양(DFU) 줄기세포 치료제 후보물질의 국내 임상 3상에서 1차 유효성 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세포 배양을 위한 공정을 추가 변경하면서 2상과 다른 제품이 사용됐고, 이로 인해 유효성을 재현하지 못했다는 추정이다. 현재 국내와 미국에서 진행 중인 DFU 임상은 다른 세포배양 배지를 사용하는 만큼, 유효성 확인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안트로젠에 따르면 회사는 DFU 신약 후보물질(ALLO-ASC-DFU)의 국내 3상(DFU-301)에서 1차 유효성 지표인 '완전 상처 봉합 대상자 비율'에 대해 위약군과의 차이를 입증하지 못했다.

DFU-301은 족부궤양 중등도를 나타내는 ‘와그너’ 1급(106명)과 2급(44명) 환자를 대상으로, ALLO-ASC-DFU 또는 위약시트를 처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후 12주 동안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ALLO-ASC-DFU 처치군과 위약시트 처치군의 유효한 차이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안트로젠은 3상에서 유효성을 충족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데 사용한 동물 유래 배지(세포의 먹이)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세포의 효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안트로젠은 ALLO-ASC-DFU를 붙이는 줄기세포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건강한 공여자로부터 얻은 지방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얇은 묵 형태의 하이드로겔 시트의 미세한 구멍들에 심어 배양한 뒤, 이를 피부에 붙이는 방식이다.

회사는 DFU-301에서 제품에 심은 줄기세포를 배양하기 위해 소피 유래 혈청(FBS)을 활용했다. FBS는 세포 배양에 일반적으로 활용되지만, 동물 유래 단백질이기 때문에 제조공정상 불순물이 첨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반드시 정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안트로젠은 DFU-301을 승인받으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협의를 거쳐 제조공정을 변경했다. 잔류물을 완벽하게 제거하기 위해 묵 형태의 제품을 세척하는 정제 과정을 추가한 것이다.

식약처가 불순물에 대한 기준을 높일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안트로젠은 2상에서 활용한 제품보다 10배 가량 정제 과정을 늘렸다고 했다.

정제 공정의 추가로 제품이 수 차례 세척을 거치면서, 줄기세포 수는 유지했지만 세포의 효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에 2상에서 사용한 제품과 품질이 달라져 2상에서의 결과를 재현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트로젠 관계자는 “DFU-301에서 변경된 제조공정에 의해 줄기세포의 내재적인 효능에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한다”며 “내일 일반주주 및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및 미국서 진행 중인 DFU 임상은 문제 없어”
안트로젠은 DFU-301 외에 현재 진행 중인 다른 DFU 임상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에서 또다른 3상(DFU-302)과 미국 2상 2건(DFU-102, DFU-103)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임상에는 동물 유래 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제노 프리’ 배지를 활용하고 있다. 동물 유래인 FBS보다 세포 배양 효율은 떨어지지만, 불순물에 대한 우려가 없어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또 불순물을 제거하는 제조 공정을 줄여 생산단가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안트로젠은 DFU-302만으로 국내에서 이 제품을 허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DFU-302는 DFU-301보다 중증인 와그너 2급 환자만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DFU-301에 와그너 1급 환자가 더욱 많이 등록된 것과 다르단 설명이다.

DFU는 궤양의 침투 정도에 따라 와그너 1~5급까지로 구분된다. 1급은 비교적 경증이고, 2급은 궤양이 근육 힘줄 관절막까지 침투한 중증이다.

현재 DFU-302는 50%의 환자 등록을 완료했다. 연내 임상을 마친다는 목표다. 안트로젠 관계자는 “이번에 실패한 DFU-301보다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DFU-302에서 유의성을 확인한다면, 이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제품 허가를 진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DFU 2상에서도 성과를 기대했다. 미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와그너 1급과 2급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DFU-102는 와그너 1급 56명, DFU-103은 와그너 2급 64명을 대상으로 한다.

안트로젠은 최근 DFU-102의 환자 등록을 마치고, 올해 안에 3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DFU-103은 7개 임상 기관을 추가해 총 11개 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다. 올해 환자 등록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첨단재생의학치료제(RMAT) 지정도 받았다. 이에 현재 치료제가 없는 DFU에 대한 신약허가 가능성을 높였다고 했다.
DEB 및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등에도 제노 프리 배지 활용
안트로젠은 일본에서 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DEB) 대상 3상도 진행하고 있다. DEB는 작은 자극에도 피부층에 분리가 일어나고 수포가 형성되는 희귀 질환이다. 회사는 최근 일본 협력사로부터 첫 번째 환자가 유효성 평가 변수를 충족했다는 결과를 전달받았다고 했다.

주사제로 개발 중인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도 연내 국내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전임상에서 FBS를 활용했던 것을 제노 프리 배지로 변경해 다시 진행했더니, 더욱 좋은 효과를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안트로젠 관계자는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서 세포 배양을 위해 기존에 통상적으로 활용돼 온 FBS보다 제노 프리 배지를 활용함으로써 안전성 이슈를 해소하고, 제조 공정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여건들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며 “현재 진행 중인 임상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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