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가 국내 1위 차량 호출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에 3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GS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모빌리티 영역에서 선두권 업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도 GS칼텍스가 운영하는 2500여 개 주유소를 충전·정비 거점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협업이 가능하게 됐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카카오모빌리티에 약 3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국내 대기업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엔 글로벌 사모펀드(PEF) 칼라일로부터 2200억원의 자금을 받았다. 당시 산정된 기업가치(약 3조5000억원)를 이번 GS칼텍스의 투자에도 동일하게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그동안 업무 제휴를 해왔다. 지난해 전국 5개 GS칼텍스 주유소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전기자전거를 충전할 수 있도록 했고, 카카오모빌리티의 전기택시를 GS칼텍스 충전소에서 충전하면 일부 할인도 해주기로 했다.

GS칼텍스의 이번 카카오모빌리티 투자는 낮은 단계에 머물던 업무 제휴 관계를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한 차원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GS그룹은 최근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GS칼텍스는 기존 주유소를 주유, 세차, 정비 공간에서 확장해 모빌리티산업의 거점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재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기·수소차 충전, 카셰어링,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같은 모빌리티 인프라와 물류 거점, 드론 배송, 편의점 등의 라이프 서비스를 결합한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플러스 허브’를 선보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구글과의 투자 유치 협의도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논의가 성사되면 세계 최대 PEF(칼라일), 국내 대기업(GS칼텍스), 세계 최대 검색엔진 회사를 잇따라 투자자로 확보하게 돼 향후 상장 작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카카오는 2015년 3월 택시 호출 사업을 시작한 이후 2017년 카카오모빌리티로 사업부를 분사해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운전, 전동킥보드, 셔틀버스, 주차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바일과 결합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엔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았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