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율촌 ABCD 포럼

구글코리아 R&D 총괄 지낸 조원규
'스팸'과 '추천'은 종이 한 장 차이

한재선 카카오 그라운드X 대표
개인 데이터 자산화 논의 본격화

“한국이 블록체인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초개인화’가 기업의 마케팅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의 온라인 미디어 한경닷컴과 법무법인 율촌이 한경닷컴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2019 한경 디지털 ABCD 포럼’에서 쏟아져 나온 말들이다. 이날 포럼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새로운 기회를 찾아서’를 주제로 열렸다.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인 ‘ABCD’ 즉 AI, 블록체인(blockchain),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분야의 현재를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행사에는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을 비롯해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 조원규 스켈터랩스 대표 등 정·관·업계 주요 인사와 전문가 5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경닷컴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법무법인 율촌과 공동 주최한 ‘2019 한경 디지털 ABCD 포럼’이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렸다. 정부, 학계, 업계 등에서 5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한경닷컴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법무법인 율촌과 공동 주최한 ‘2019 한경 디지털 ABCD 포럼’이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렸다. 정부, 학계, 업계 등에서 5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데이터 권력, 기업에서 개인에게로”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인 그라운드X의 한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기초를 ‘데이터’로 규정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같은 데이터 생산을 자산으로 보고, 사고팔 수 있도록 ‘자산화’하자는 논의가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같은 흐름은 데이터에 대한 소유와 통제 권한을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업이 아니라 개인이 가져야 한다는 블록체인 기반의 ‘자기주권 신원’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재선 카카오 그라운드X 대표

한재선 카카오 그라운드X 대표

그는 온라인상에서 데이터를 자산화하는 데는 위·변조가 어려운 블록체인이 최적화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아직 블록체인 개발에 뛰어들진 않고 있어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시장을 선도할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오정근 금융ICT융합학회장은 “가상화폐는 금융산업은 물론 국제통화 제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 흐름을 거스르기보다는 가상화폐 관련 투자자 보호를 조속히 법제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이락 한국은행 전문역은 “경제가 디지털화하면 화폐 형태도 변할 수밖에 없다”며 “중앙은행들 역시 기술 진보와 함께 신뢰가 확보된 디지털 화폐(CBDC)를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내다봤다.

“리브라, 블록체인 전쟁 시발점”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가상화폐 리브라가 블록체인 ‘전쟁’의 시발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박수용 한국블록체인학회장은 “기존 블록체인은 범용적 운영체제(OS)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리브라는 토큰(가상화폐)과 금융 중심으로 설계되고 있다”며 “특정 도메인에 특화된 블록체인 경쟁이 본격 시작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태형 수원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리브라가 미국 달러화에 연동된다는 점 때문에 당국이 이를 제재하려 하지만 미국이 막아도 ‘다른 나라에서 리브라 같은 민간 화폐가 등장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벌써 중국 텐센트가 위안화가 아니라 금에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가치 변동이 제한적인 가상화폐)을 검토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민간화폐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원규 스켈터랩스 대표

조원규 스켈터랩스 대표

“AI가 삶을 알고리즘化”

구글코리아 연구개발(R&D) 총괄사장을 지낸 조원규 스켈터랩스 대표는 앞으로 AI에 기반한 ‘초개인화’가 기업의 마케팅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초개인화란 앱(응용프로그램) 내에서 데이터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만드는 개인화와 달리 일상에서 사용자 취향이나 관심사를 파악해 알고리즘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조 대표는 “‘스팸’이냐 ‘추천’이냐는 종이 한 장 차이”라며 “AI를 토대로 한 초개인화 기술이 하루에 개인들에게 쏟아지는 1만 건 이상의 스팸을 유용한 정보로 바꿀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영상의학과 AI’를 주제로 발표한 김휘영 연세대 의대 교수는 “AI가 영상의학의를 대체할지 묻기보단 AI와 인간 의료진이 협업해 임상적 유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민옥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능정보연구본부장은 “현재 오픈 API 플랫폼을 통해 언어·음성·시각처리 및 기계학습용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며 AI 연구에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노 위원장은 축사에서 “4차 산업혁명 핵심 분야인 ABCD 기술을 혁신성장과 연결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국회가 열심히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민 차관도 “ABCD 분야에 대한 정부 예산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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