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유튜브 국내 인기 동영상 코너에 ‘노회찬 누가 죽였나? 자살 위장 타살의 비밀과 금도굴 범죄’란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금괴 불법 취득사건을 덮기 위해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타살됐다는 황당한 주장을 담고 있다. 명백한 가짜뉴스임에도 불구하고 이 동영상은 하루 종일 메인 화면에 노출됐다.

유튜브는 가짜뉴스와 혐오 콘텐츠의 온상으로 꼽힌다. 자정 활동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줄기차게 나오지만 외국계 기업인 구글을 제재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혐오 발언 및 엽기적 행동을 담은 영상도 논란거리다. 지난해 ‘김윤태’와 ‘갓건배’라는 아이디를 쓰는 유튜버(전문 유튜브 영상 제작자) 사이에서 벌어진 공개 살해 협박 사건이 대표적이다. 갓건배가 유튜브상에서 “키 작은 남자는 어디 아픈 사람 같다”는 발언을 하자 김윤태는 “후원금 20만원이 모이면 (갓건배를) 바로 찾아가 죽이겠다”며 방송을 켜고 그의 집을 찾아나섰다. 다행히 신고를 받은 경찰이 김윤태를 체포, 실제 범죄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 사건 이후 두 유튜버는 계정 차단 조치를 당했으나 관련 영상은 지금도 남아 있다.

가짜뉴스와 혐오 콘텐츠가 판을 치는 것은 금전적인 이유 때문이다. 유튜브 내 동영상 광고 수익은 대략 조회 수 1000회당 1달러 수준이다. 조회 수가 100만 회라면 1000달러(약 110만원)의 수익이 벌리는 셈이다. 자극적인 영상으로 ‘한방’을 노리는 유튜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문제는 유튜브의 문제 콘텐츠에 대응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네이버·다음과 같은 국내 인터넷 포털업체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 참여해 가짜뉴스에 제재 조치를 내리고 있다. 반면 유튜브는 자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 따라 운영돼 국내 업체와 같은 처분을 내리지 않는다. 뉴스의 진실성을 플랫폼 업체가 판단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콘텐츠를 직접 제재하기보다 양질의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더 자주 노출해 대응한다”며 “정책에 위배되는 영상을 걸러낼 수 있는 머신러닝(기계학습)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