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정부와 대기업이 잇따라 랜섬웨어 공격의 표적이 됐다.

28일(현지시간) 미 CN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시,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시에 이어 항공기 제조사 보잉까지 랜섬웨어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

‘워너크라이(Wannacry)’ 랜섬웨어의 공격으로 보잉의 일부 기종 생산시설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보잉 측은 “악성 소프트웨어가 감지되긴 했지만 개선 조치가 이뤄졌으며 항공기 생산·인도와 관련한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다. 랜섬웨어는 중요 파일에 암호를 건 뒤 풀어주는 대가로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 등 금전을 요구하는 사이버 범죄에 이용되는 악성코드다.

애틀랜타시 정부 컴퓨터 네트워크가 지난 22일 랜섬웨어 공격으로 마비되면서 시민들은 온라인으로 교통 범칙금이나 수도요금을 내지 못했다. 5일간 컴퓨터를 끄고 수작업으로 업무를 보던 애틀랜타시 공무원 8000여 명은 컴퓨터와 프린터를 켜도 된다는 통보를 받고 27일에야 정상 업무에 복귀했다.

애틀랜타에 있는 델 시큐어웍스는 ‘샘샘(SamSam)’이란 해킹 집단이 이번 랜섬웨어 공격을 벌였다고 밝혔다. 샘샘은 시정부의 컴퓨터 네트워크 암호를 잠그고 파일 이름을 ‘미안해’로 바꾼 뒤 5만1000달러(약 5400만원) 상당의 랜섬(몸값)을 요구했다.

지난 18일 오전부터 19일까지 17시간 동안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시의 911(미국 응급전화번호) 출동 시스템도 사이버 공격을 받아 마비됐다. 시는 이 기간 자동 응급출동 시스템을 수동으로 바꿨다.

지난해에도 워너크라이 공격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전역에서 동시다발로 벌어져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스페인 통신회사 텔레포니카, 미국 물류업체 페덱스 등이 막대한 피해를 봤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