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45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기술을 적용한 '펜린'(코드명) 프로세서를 내놓으며 또 다시 '무어의 법칙'을 입증했다.

무어의 법칙은 인텔의 공동 창업자 고든 무어가 밝힌 "반도체 집적도가 18개월마다 2배로 높아진다"는 이론이다.

인텔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 본사에서 45나노 공정을 적용한 '펜린' 프로세서 16종을 공개했다.

펜린은 기존 65나노 프로세서에 비해 2배 높은 8억2000만개의 트랜지스터를 내장할 수 있다.

인텔은 1999년 180나노,2001년 130나노,2003년 90나노,2005년 65나노 프로세서를 발표했고 2009년엔 32나노,2011년엔 22나노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펜린은 프로세서 공정 측면에서 두 가지 신기술을 적용했다.

두께가 머리카락의 5000분의 1에 불과한 45나노 공정을 프로세서에 처음 도입해 프로세서의 크기와 전력 소모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 30나노 기술을 적용했으나 회로가 복잡한 프로세서는 미세화 공정이 어려워 인텔이 선보인 45나노가 가장 집적화된 기술이다.

인텔은 펜린에 기존 실리콘 다이옥사이드 대신 자체 개발한 하이 K 메탈 적층 소재를 사용했다.

인텔이 프로세서를 개발한 지 40년 만에 처음으로 신소재를 적용한 것.반도체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적층 소재를 입혀 회로를 새기는 방식으로 만든다.

인텔은 실리콘 웨이퍼 위에 사용하는 신소재로 하이 K 메탈을 개발,프로세서 집적도와 전력 효율을 높였다.

펜린은 기존 프로세서에 비해 구동 속도가 20% 빠르고 전력은 30% 적게 소모한다.

서버나 게임용 PC,휴대용 기기 등에 적용하면 이론상으론 크기를 절반까지 줄일 수 있다.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펜린은 40년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반도체 진화"라며 "집적도와 전력 효율이 높아 더 작고 휴대하기 편한 컴퓨터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텔이 이번에 선보인 제품은 최초의 45나노 데스크톱 프로세서인 '코어2 익스트림 QX9650'(쿼드코어)를 비롯 서버용'제온'(듀얼.쿼드코어)등 15종이다.

인텔은 2008년 1분기 중 45나노 기술을 적용한 데스크톱 및 노트북용 프로세서를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휴렛팩커드(HP),레노버 등 PC업체들은 인텔의 신제품 출시에 맞춰 제온 5400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버 제품을 함께 출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45나노 기술을 적용한 데스크톱과 노트북용 프로세서 출시가 본격화되는 내년 1분기께 관련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