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술 좋아하는 김 과장.술을 끊기로 아내와 굳게 약속했는데 '기회'가 왔다.

아내가 친정에 일주일간 다녀오기로 한 것.퇴근 후 친구들과 한창 술을 마시는데 휴대폰 벨이 울렸다.

"자기 지금 어디야?" "응.회사 일이 많아 사무실에서 야근하고 있어." "휴대폰으로 주위 좀 비춰봐." "미안해.딱 한 잔밖에 안 마셨어." 영상통화폰을 사용하니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다.

김 과장은 싹싹 빌어야 했다.


# 2 아토피에 시달리는 이 대리.병원에서 진료받는 시간은 5분도 안 되는데 병원 오고 가는 데만 1시간이나 걸린다.

바쁜 업무 때문에 진료를 빼먹기 일쑤다.

이 대리는 영상진료 서비스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휴대폰 영상전화를 통해 피부 상태를 의사에게 보여주고 상담을 한다.

처방전은 이메일로 받는다.


# 3 "최 이사.현장 상황 어때?" "내일까지는 작업이 마무리됩니다.

거의 완성된 것 보이시죠?" 프랑스 출장 중인 건설회사 박 사장은 파리 시내 호텔에서 대구 아파트 공사 현장 보고를 받는다.

현장 화면도 휴대폰으로 보고 지시도 내린다.

서울 본사와 대구 현장 관계자들이 모이지 않고도 휴대폰으로 영상회의를 한다.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가져올 생활상의 변화다.

전국 어디서나 휴대폰으로 상대방 얼굴을 보면서 통화하고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보내거나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면이 실생활에서 펼쳐진다.

'모바일 생활혁명'이 본격화되는 것.

KTF는 1일 3세대 이동통신인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전국 서비스를 시작한다.

SK텔레콤도 이달 말 전국 서비스에 나선다.

이에 따라 세계 최초로 전국 규모의 '영상통화 시대'가 열리게 됐다.

3세대 이동통신은 보다 풍요로운 모바일 세상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라이프스타일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영상통화는 음성 중심의 2세대와 구분되는 3세대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이다.

영상통화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목소리만으로는 상대방 기분이나 상태를 알기 어렵지만 이제 표정을 읽으며 '느낌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다.

젊은 연인들이 영상통화로 사랑을 나누고 양로원이나 놀이방에 있는 부모와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긴급구조 요청이나 화재 및 교통사고 영상제보도 가능하다.

휴대폰을 활용한 원격진료도 더 이상 상상 속 얘기가 아니다.

간단한 진료는 의사와 영상통화로 할 수 있다.

청각장애인은 수화 통화로 의사소통할 수 있다.

건설현장에서 본사로 직접 보고하고 이동 중에도 휴대폰 영상회의가 가능해 업무처리가 빨라진다.

고속도로 상황을 휴대폰으로 보면서 막히는 길을 피해갈 수도 있다.

3세대 이동통신은 데이터 전송속도가 지금에 비해 월등히 빠르다.

유선 인터넷에 버금갈 정도다.

데이터를 내려받는 속도는 이론상 초당 14.4메가비트(Mbps)에 달한다.

현재는 최대 3.6Mbps가 제공되지만 머잖아 훨씬 더 빨라진다.

이에 따라 무선 인터넷을 한층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뮤직비디오나 사용자제작콘텐츠(UCC),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도 이동중에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휴대폰에 'www'로 시작하는 인터넷 주소를 입력해 원하는 사이트에 접속하는 '풀 브라우징'도 본격화된다.

화려한 그래픽의 네트워크게임도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길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휴대폰에 특화된 '모바일 영화'도 나왔다.

휴대폰이 TV와 PC 역할까지 하게 된다.

영화에서 시작된 '스크린 혁명'이 텔레비전과 컴퓨터를 거쳐 휴대폰으로 이어지는 '제4의 스크린 혁명'이 현실화된다.

3세대 휴대폰을 이용하면 버스나 지하철 요금을 낼 때 지갑을 꺼내지 않아도 된다.

신용카드 없이 결제도 가능하다.

3세대폰 뒷면에는 손톱만한 크기의 범용사용자식별모듈(USIM) 카드가 들어 있다.

여기에 신용카드와 은행통장 증권계좌 등 각종 금융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2세대 휴대폰에서는 은행·증권·신용카드와 교통카드 멤버십카드 등 정보가 담긴 칩을 따로 갖고 다녀야 했다.

3세대 휴대폰에서는 USIM 카드 하나로 모든 정보를 이용할 수 있어 별도로 갖고 다닐 필요가 없다.

KTF는 특히 세계 이동통신사업자 단체인 GSM협회와 함께 세계 어디서나 휴대폰으로 대금을 결제하는 '모바일 결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세계 14개 이동통신사와 카드회사,휴대폰 제조사 등이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가 상용화되면 해외에서도 상품이나 서비스 대금을 휴대폰으로 결제할 수 있다.

3세대 서비스에서는 세계 어디서나 글로벌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각국 3세대 사업자가 2.1㎓의 동일한 주파수와 기술표준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로벌 자동 로밍이 한결 편리해진다.

기존에는 CDMA 방식을 사용하는 일부 국가에 갈 때를 제외하고는 공항에서 로밍폰을 별도로 빌려가야 했다.

3세대 서비스를 이용하면 유럽이나 미국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국내에서 쓰던 휴대폰과 번호 그대로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다.

영상전화는 물론 데이터 자동 로밍도 가능하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