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가 별건가요? 활용도 낮은 PC 수백대의 칩과 하드드라이브를 연결하면 되지요.'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삼성종합기술원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국내 간판기업과 연구소가 값 비싼 대용량 컴퓨터(서버)를 구입하는 대신 PC를 병렬로 연결해 사용하는 클러스터 컴퓨팅 기법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클러스터 컴퓨팅은 여러 대의 PC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슈퍼컴퓨터나 대용량 서버와 같은 성능을 발휘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이 PC 클러스터 컴퓨팅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대용량 서버를 구입하는 비용의 30%면 동일한 성능의 컴퓨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펜티엄4 2.4㎓급 PC 1백80∼2백대를 병렬 네트워크로 묶어서 1초당 4백억회의 연산능력을 가진 4백기가 플롭스(Gflops)의 슈퍼컴 수준 시스템을 만드는 데 5억∼6억원의 투자비가 들어간다"며 "같은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사려면 20억원이 든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 같은 이점을 감안해 내년 초 4백50억원 규모의 초대형 슈퍼컴퓨터 2호기 도입 사업에 클러스터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IBM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공급했던 국내 최대 규모의 슈퍼컴퓨터(4.3테라 플롭스)도 병렬연결 방식으로 만든 시스템이다. 기업의 경우 현대자동차가 연구개발 시뮬레이션용으로 클러스터 기반의 슈퍼컴퓨터를 도입했다. 삼성종합기술원은 현재 가동하고 있는 유닉스 서버 기반의 슈퍼컴퓨터를 클러스터 형태로 교체할 것을 검토 중이다. 서울대학교는 기존 IBM 상용 슈퍼컴퓨터를 PC 클러스터 방식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숙명여대는 최근 PC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데이터베이스(DB) 클러스터 구축을 완료했다. 숙명여대의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를 구축한 포스데이타 관계자는 "유닉스 시스템에 비해 성능과 가격경쟁력이 뛰어나 클러스터 시장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에 따라 기업과 연구소 대학 등이 IT(정보기술) 투자를 절감하는 추세여서 상대적으로 투자비용이 적은 PC 클러스터 구축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