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에) 도가 텄겠네.' '너 시집은 다갔다.' 인터넷 영화서비스 사이트 씨네웰컴의 남영주씨(22)는 이런 우스갯소리를 귀가 따갑도록 듣는다. 바로 직업 탓이다. 남씨가 하는 일은 인코딩.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작된 영화 비디오를 디지털로 전환, 인터넷에 적합한 형태로 바꿔주는 작업이다. 자연스럽게 사이트에 오른 영화 내용을 꿰다시피 한다. 문제는 바로 성인영화. 낯뜨거운 애로물도 어김없이 남씨의 손을 거치다보니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사기도 한다. 정작 본인은 무덤덤하다. "간혹 남자 직원들과 함께 일하다가 낯뜨거운 장면을 보게 되더라도 어색함을 느끼지 못한다"며 씩 웃는다. 그는 창립멤버다. 씨네웰컴이 동아방송대의 동아리에서 출발한게 인연이 됐다. 당시 동아리 멤버였던 남씨는 대학 입학 6개월만에 벤처인으로 변신했다. 1주일에 인코딩 작업을 하는 비디오는 평균 15편 안팎이다. 하루종일 비디오에 매달리다 보니 시력이 형편없이 나빠졌다. 그런데도 "지칠 때까지 (평생)하겠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비디오광이었던 남씨다운 소망이다. 남씨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주인공 엽기녀(전지현 분)를 뺨칠 정도로 엽기적인 신세대다. 이를테면 탕수육을 먹을 때면 소스가 에어리언의 피같다는 농담으로 주변의 눈총을 사기도 한다. 스파게티를 좋아한다는 엽기녀 남씨는 아직 견우(차태현 분)를 만나지 못했다. 3백6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씨네웰컴은 국내 인터넷 영화서비스 업체로는 드물게 흑자를 내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