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민주주의의 선구자" 이백용 바이텍시스템 사장(48)에게는 요즘 이런 별명이 붙었다. 전자투표시스템을 세계 처음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적용하면서부터다. 국민 대다수가 참여하는 선거는 아니지만 앞으로 명실상부한 전자민주주의를 꽃피울 가능성을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텍이 개발한 전자투표시스템은 RF(무선주파수)카드와 이를 인식하는 키오스크란 단말기에 기반하고 있다. 투표자는 RF카드를 키오스크에 인식시키고 후보의 얼굴과 번호 이름등이 화면에 뜨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터치"하는 것만으로 투표가 끝난다. 미국에서도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종이카드 천공시스템이 이용됐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앞선 기술력이라 할 수 있다. 바이텍시스템은 원래 e비즈니스 통합솔루션 개발업체다. 소프트웨어 솔루션,컴퓨터 시스템통합,무선메일 서비스,모바일 그룹웨어 솔루션 등을 개발하다 전자투표시스템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00년 국회의원 선거때다. 이 사장은 "당시 총선에서 LG텔레콤,한솔CSN 등과 함께 휴대폰을 이용한 출구조사를 진행했다"며 "통계시스템상 문제로 결과가 들어맞지는 않았지만 전자투표시스템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때 익힌 노하우와 기술력,신선한 아이디어가 민주당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고 그 결과 민주당 선거시스템 입찰서 여러 메이저 SI(시스템통합)업체들을 물리치고 수주에 성공했던 것이다. 특히 1백28비트 암호화,PKI(공개키기반구조)방식,데이터 압축 및 오프라인 데이터 전송 등 완벽한 보안기술을 갖춘 것이 강점으로 부각됐다. 이 사장은 국민 대다수가 참여하는 선거에서 이 시스템을 쓰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정확성 안정성 신뢰성 등이 걱정됐는데 이번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확신을 얻게 됐다"며 "중앙선관위가 밝혔듯이 2004년부터는 이 시스템을 실제 선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사장은 또 해외에서도 바이텍의 전자투표시스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 NHK방송에서 전자투표 과정을 녹화해가겠다고 요청해왔고 미국의 한 SI업체도 함께 이 시스템을 수출해보자고 제안이 들어왔다"며 "전자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정치문화를 바꾸는데 기여할수 있다는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와 미 UCLA 전산과 대학원을 나와 오리콤,두산컴퓨터 등에서 경력을 쌓은후 지난 88년 바이텍시스템을 설립했다. 지난해 매출은 1백40억원. 솔루션업체로서는 작은 규모가 아니다. 이 사장은 전자투표시스템 외에 유.무선통합 솔루션 시장,특히 모바일 e비즈니스쪽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