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설업체의 경영방식에도 변화의 물결이 몰아닥치고 있다.

변혁의 주역은 역시 인터넷이다. 요즘 건설업체들은 너나없이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만드느라 바쁘다. 바쁜 일상 생활 속에 일일이 모델하우스를 방문하기 어려운 수요자들을 끌어당기기 위한 목적이다.

물론 견본주택을 직접 방문한 고객들도 활용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망에 연결할 수 잇는 환경이라면 손쉽게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방문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아파트 현장이나 모델하우스 내부를 가상현실(VR) 파노라마 사진으로 담아 실제 둘러보는 것처럼 꾸며 놓은 업체들도 있다.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의 카탈로그를 그대로 회사 홈페이지 안에 담은 "사이버 카탈로그"도 등장했다.

업체의 향후 분양계획을 담는 것은 기본이다.

분양을 마치고 한창 공사중인 현장의 공사진척도까지 사진을 곁들여 상세하게 소개해 준다.

인터넷상에서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주택건설업체들의 아이디어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우건설 홈페이지( www.dwconst.co.kr )로 들어가면 "아파트분양 게시판"에서 오는 25일부터 3일 동안 청약받는 "대우 디오빌"을 만날 수 있다.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맞은편에 16~47평형의 4백57가구를 분양한다는 내용이 자세히 소개된다.

실제 모델하우스는 오는 22일 현장 부근에 마련되지만 인터넷상에선 지금도 확인해볼 수 있다.

대우는 디오빌이 벤처기업인을 주요 타깃으로 테헤란벨리에 지어지는 중소형아파트라는 점에서 인터넷 분양전략에 치중하고 있다.

디오빌 사이트에선 아파트가 들어설 현장의 주변 모습을 VR파노라마 사진으로 보여주는가 하면 사이버 카탈로그도 선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주택부문 웹사이트( www.samsungapt.co.kr )의 "버추얼 투어"를 클릭하면 지난해 분양했던 공덕동 신공덕동 신정동 등지의 아파트가 소개돼 있다.

아파트 주변의 모습과 단지경관은 물론 평형별 실내모습을 파노라마 동영상으로 보여준다.

현대산업개발( www.hyundai-dvp.com )은 초기화면의 "분양정보"에서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띄워놓고 있다.

현재 용인 수지7차 현대아파트 등이 소개돼 있으며 거실과 침실 주방 욕실 등에 표시된 동그라미 점을 클릭하면 해당 공간의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다.

서울지역 4차 동시분양으로 오는 5월초에 청약받을 신정동 신세계 재건축아파트도 조만간 사이버 모델하우스에 실을 예정이다.

26~41평형 5백86가구중 2백32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지하철 오목교역까지 걸어서 5분 걸리는 곳으로 실제 견본주택은 오는 27일 문을 연다.

LG건설 홈페이지( www.lgenc.co.kr )의 초기화면에서 "분양정보"를 클릭해 "분양안내"를 찾으면 지난해 분양한 용인 수지 LG빌리지 등의 조감도와 평형별 평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금호건설( www.khapt.co.kr )은 "인터넷 모델하우스"에서 지난 1월 분양한 부천 상동 금호베스트빌 등의 단지배치도 인테리어 실내모습 등을 사진으로 자세하게 보여준다.

조감도와 함께 "모델하우스 동영상"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오는 5월 분양할 용인 신복리 수지4차 금호베스트빌에 대한 인터넷 모델하우스도 동영상을 곁들여 오는 5월초에 실을 예정이다.

34~68평형 1천9백53가구로 실제 견본주택은 5월 중순께 분당 오리역 주변에 개설된다.

대림산업( www.daelimapt21.co.kr )도 "분양안내"에서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금은 이미 분양을 마친 부천 상동과 용인 보정리 대림아파트의 거실과 침실 욕실에 대한 실내모습을 VR파노라마 동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쌍용건설( www.ssyenc.co.kr )과 SK건설( www.skec.co.kr ) 등도 오는 6월께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기 위해 한창 인터넷공사를 진행중이다.

이처럼 VR파노라마를 이용한 동영상은 이미 건설업체의 주요 분양전략중 하나로 자리를 잡고 있다.

VR기술은 5년전 미국 벡텔사가 두바이신공항 공사를 따내기 위해 두바이 대통령관저에서 노트북PC를 통해 시연해 보였던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동영상의 데이터용량이 방대해 초고속 인터넷망이 설치되지 않은 일반전화선으로는 전송받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단점으로 남아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사이버모델하우스 개설은 현재 대형주택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중소업체를 포함해 주택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변화에 둔감하기는 하지만 "건설산업 디지털화"는 불가피한 추세라는 분석이다.

손희식 기자 hssoh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