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가속 부담'에 일본인 55% "초저금리 정책 재검토해야"
엔화 가치 급락이 일본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와 반대로 가는 일본 중앙은행의 초저금리 정책에 대한 일본 내 여론도 악화하고 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니치신문이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5%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모른다'고 답한 의견은 각각 22%였다.

최근의 세계적 달러화 초강세는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주도하고 있지만,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 22.9% 하락, 주요국 중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는 BOJ가 10년물 국채 금리 상단을 0.25% 정도로 유지하기 위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강력한 금융완화 기조를 고수한 데 따른 측면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리가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BOJ가 시중에 엔화를 푸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20일 '거품(버블) 경제' 후반기였던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리는 150엔을 돌파한 바 있다.

엔저로 에너지를 비롯한 수입 물가가 급속히 오르면서 일본 경제의 부작용이 커지고 있지만, 일본의 과도한 국가 채무를 고려할 때 금리 인상 시 원리금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BOJ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확장적 금융정책으로 아베노믹스를 뒷받침해왔던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임기가 내년 4월 끝나는 가운데, 그는 지속해서 현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시장 애널리스트 49명을 대상으로 한 블룸버그 조사에서도 오는 27∼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BOJ가 현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 관련 악재 등으로 기시다 후미오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지난달 29%보다 낮은 27%까지 떨어진 가운데, 현 통화정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내각에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기시다 총리가 조만간 경기 진작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응답자의 75%는 정부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대응에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엔/달러 환율은 오전에 149엔대 후반까지 올랐다가 장중 한때 145엔대까지 떨어졌다.

이에 일본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재개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후 다시 상승, 한국시간 오후 4시 17분 현재 149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