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사 3곳, 100억달러 투자유치 나선다…"클린테크 하드웨어 독점"
중국의 대표 배터리 기업들이 100억달러(약 13조원) 이상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테크 하드웨어' 공급망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중국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1위 배터리업체 CATL를 비롯해 천제리튬, 화유코발트 등 3개 중국 배터리기업들이 신규 조달하려는 자금 규모가 100억달러를 웃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어 "이 규모는 중국의 배터리 패권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핵심 동맹국가인 한국, 호주의 배터리 업계가 끌어모으고 있는 수억 달러를 훨씬 능가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CATL는 "사모 시장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총 450억위안(약70억달러) 어치 자본금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중국 내 신규 생산공장 4곳을 설립하는 데 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기준 종가가 536위안인 CATL 주식에 410위안으로 할인된 가격이 적용됐다. FT에 따르면 이는 올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ECM(주식자본시장) 거래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JP모간과 바클레이스, 모건스탠리, 맥쿼리, HSBC 등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함에 따라 이들 신규 기관투자자 비율이 전체 공모주식의 약 32%를 차지하게 됐다. 이번 거래까지 포함하면 CATL이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2018년 이후 조달한 자본금은 130억달러에 달한다.

배터리 필수 원자재 리튬의 세계 최대 공급사 중 하나인 천제리튬은 최근 홍콩거래소 2차 상장을 통해 10억~2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을 발표했다. 화유코발트도 26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융통한다. 홍콩 번스타인의 닐 베버리지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클린테크 하드웨어 분야의 사우디아라비아가 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최저가 배터리 공급국으로 거듭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