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폭 히로시마·나가사키 시장 "러 핵무기 사용 시사에 분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의 고강도 제재에 맞서 핵 카드를 꺼내 들면서 위협하자 피폭 도시인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시장이 강한 분노를 느낀다면서 러시아에 강하게 항의했다.

마쓰이 가즈미(松井一實) 히로시마 시장과 다우에 도미히사(田上富久) 나가사키 시장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핵무기 운용 부대의 경계 태세 강화 지시를 내린 데 대해 연명으로 일본 주재 러시아대사관에 항의문을 전날 보냈다고 현지 방송 NHK가 1일 보도했다.

두 시장은 항의문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핵무기 사용을 시사한 데 대해 엄중하게 항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 세계 누구에게도 두 번 다시 같은 체험을 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열심히 호소해 온 피폭자들의 간절한 마음을 짓밟는 것으로 강한 분노를 느낀다"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이어 제3의 전쟁 피폭지가 생기는 것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도 이날 새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폴란드·루마니아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화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을 비판했다.

기시다 총리는 "유일한 전쟁 피폭국 일본으로서, 또 피폭지 히로시마 출신 총리로서 핵 위협도, 사용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해 일본의 항복과 제2차 세계대전 종식을 끌어냈다.

당시 원폭 투하로 21만4천명이 숨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