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IMF 아태담당 국장(왼쪽 두번째). 사진=주용석 특파원
이창용 IMF 아태담당 국장(왼쪽 두번째). 사진=주용석 특파원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 국장이 18일(현지시간) 확장재정이 없으면 한국 경제가 투자·소비 부진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국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미디어 브리핑에서 “한국 경제는 무역 긴장과 세계경기 둔화로 민간투자와 소비 지출 증가가 매우 낮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성장 동력이 없다면 한국 경제는 (투자와 소비 부진이 성장을 낮추고 이것이 다시 투자와 소비를 약화시키는)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며 “이것이 우리가 단기적으로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정책의 역할을 강조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확장재정 여력에 대해선 “우리는 (그런)여력이 있다고 믿는다”며 “단기적으로 하방 트렌드를 상쇄하기 위해 재정여력을 쓸 수 있다”고 했다.

이 국장은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은 사회안전망 확대와 저소득층 보호에 정부 지출을 늘려야하는데다 고령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며 “재정을 효율적으로 써야하는 동시에 재정수입을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이어 재정수입 증가가 없으면 10년 후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이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케네스 강 아태담당 부국장도 “IMF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2.0%로 내린 것은 수출 부진과 글로벌 교역 갈등은 물론 민간 투자와 소비 부진, 물가 상승률이 1%대로 목표치 2%보다 낮은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내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1.2% 수준의 재정확대를 한다는걸 환영하며 예산안이 통과된다면 취약한 가계와 중소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수 부진에 대처하고 물가상승률을 목표 범위로 되돌리기 위해선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