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재원 조달 다양화하고, 민간 금융기관 참여 끌어내야"




중국의 야심 찬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참여국들의 재원 부족으로 곤경에 부닥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2일 중국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리뤄구(李若谷) 전 중국수출입은행 행장은 "대부분의 일대일로 참여국은 프로젝트 추진에 필요한 재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경제 협력을 통해 중국의 영향력을 중앙아시아,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확대하려는 사업이다.

리 전 행장은 "통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100%에 달하면 위험 수위에 이른 것으로 여겨지는데, 일대일로 참여국의 부채비율은 126%에 달한다"며 "이들 국가의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자금 조달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 투자자들은 세제, 노동법, 관세, 통화 등 여러 투자장벽으로 인해 곤란을 겪는다"며 "일대일로 참여국들은 중국의 경제성장 모델을 좇아 외국 투자자들에 대한 우대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 국무원 개발연구센터의 왕이밍 부소장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중국개발은행(CDB), 중국수출입은행 등 다양한 금융기관이 자금 조달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일대일로 추진에 필요한 자금과 실제 조달 자금 간 격차는 한해 최대 5천억 달러(약 530조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낮은 수익률과 민간 금융기관의 저조한 참여 등이 문제"라며 "민간 투자자들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국제적인 자금 조달 메커니즘을 만들고, 각 프로젝트에 대한 신용 위험을 정확하게 측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이끄는 이강(易綱) 행장은 "중국 정부는 국제기구, 상업은행 등은 물론 홍콩이나 런던과 같은 국제 금융중심지의 일대일로 참여를 유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