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일대일로 협력 논의했다"…'국제기준' 부합도 촉구한듯
'황금관계' 강화 약속…中, 20년만에 영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 해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31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회담한 뒤 "완전하고 실질적인 유엔 제재 이행이 진로를 바꾸고 불법적 활동을 멈추도록 북한 정권을 설득하는데 필수적이라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흘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메이 총리는 방문 첫날인 이날 베이징에서 리커창 총리와 회담한 후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영국 보수 일간 더타임스가 전했다.

메이 총리는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불법적이고, 무모하며, 국제 안보에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을 제기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중국과 영국은 모두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다.
방중 영국 총리 "완전하고 실질적인 대북제재 이행 합의"
그는 이번 방문의 핵심 목표인 양국간 무역관계 확대와 관련해선 중국이 1996년 '비정형 소해면상뇌증'(BSE·일명 광우병) 사태 이후 처음으로 영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시장 접근을 개선하고 무역 장벽을 제거하는 새로운 조치들에 합의했다"며 "여기엔 6개월 내 영국산 쇠고기 수출 금지 해제 합의와 더 광범위한 영국산 유제품 수출을 허용하는 합의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130억 달러(약 14조원) 규모의 계약이 중국을 떠나기 전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영국 공식방문 이래 양국관계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무역에서 더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며 양국 무역관계 확대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양국관계의 "황금시대"를 강화하는 데 의견을 함께해 기쁘다고도 했다.

오는 2019년 3월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둔 영국은 중국, 미국 등과 무역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리커창 총리는 "(메이 총리의) 초봄 방문이 중영 관계 황금시대를 더 끌어올리는 새로운 결실을 볼 것으로 믿는다"고 화답했다.

리커창 총리는 "브렉시트는 양국의 기본적인 무역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양국의 무역 관계를 어떻게 진전시킬지에 대해 앞으로도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농업 상품들을 포함해 영국산 상품들에 대한 시장을 추가로 열 것이라고도 했다.

메이 총리는 시진핑 주석의 야심 찬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을 표명하면서도 '국제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는 우려도 전달했음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영국과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있어 최선의 협력을 끌어낼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우리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법규에 기반을 둔 다국적 무역 시스템을 증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베이징에 앞서 서부 교육도시 우한(武漢)으로 가는 길에 취재진에게 "중국의 엄청난 인프라 투자 전략이 '국제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는 점을 보장받고 싶다"며 중국 지도부와 만나 일대일로에 대한 우려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힌 대목과 일치한다.

메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국정연설에서 중국을 "미국의 국익에 도전하는 경쟁자(rival)"라고 표현한 것에 대한 견해를 묻는 말에 영국과 중국은 "훌륭한 관계"라며 "우리는 양국 간 관계 개선뿐만 아니라 북한과 전 세계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현대노예 같은 글로벌 이슈들에서도 협력하고 있다"고 답해 즉답을 피했다.
방중 영국 총리 "완전하고 실질적인 대북제재 이행 합의"
메이 총리는 1일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상하이로 넘어가 재계 인사들과 모임을 끝으로 중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

메이 총리는 역대 최대인 50명의 재계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