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을 따라 아프리카로 나갔던 중국인들이 본토로 되돌아오고 있다. 아프리카 경제가 침체되면서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진 탓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인들의 ‘아프리칸 드림’이 깨지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직접투자가 증가하면서 2013년 아프리카에 사는 중국인은 100만 명에 달했다. 2000년 초부터 중국 푸젠성에서 남아공으로 향한 중국인은 35만 명을 넘었다. 하지만 지난 4년 동안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 앙골라에서만 15만 명의 중국인이 떠났다. 아프리카의 중국 국유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지난해 23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2000명 줄었다. 이들 대부분이 중국 본토로 돌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인의 귀향 행렬이 이어지는 것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아프리카 경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의 지난해 평균 경제성장률은 1.5%로 20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가장 발전한 아프리카 국가인 남아공도 올해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아프리카는 2014년까지만 해도 평균 5%를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인 이민자가 줄어들면서 중국과 아프리카의 무역·투자 규모도 2015년 2000억달러(약 225조1800억원)에서 작년 1500억달러로 감소했다. 일부에선 중국 내 임금이 올라간 것도 중국인의 ‘아프리카 엑소더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인의 이탈에서 예외인 국가도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중심에 있는 곳이다. 철도·도로 건설 등 일대일로 사업이 활발한 에티오피아와 케냐에선 중국인 이민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시 주석은 2015년 12월 아프리카를 방문해 6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