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콩 역외시장의 하루짜리 은행 간 대출 금리(CNH 하이보)가 이상 급등한 것은 중국 정부의 외환 통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CNH 하이보는 14일 7.31%이던 것이 15일에는 11.8%까지 치솟았다.

16일에는 1.76%포인트가 떨어지면서 10.0%를 찍었지만 CNH 하이보가 통상적으로 1~2% 선에서 움직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변동폭의 상단보다 여전히 5배가 높은 수준이다.

현재의 금리는 1년짜리 장기 위안화 대출 금리도 웃도는 것이고 12월에 들어서는 이런 현상이 6차례나 됐다.

초단기와 단기 금리는 장기 대출 금리보다 낮게 형성되는 것이 상식이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올해 들어서 CNH 하이보가 급등한 경우는 1월과 9월과 12월을 포함해 3차례에 이르며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에 통제를 가한 것과 시기적으로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스 은행 싱가포르 지점의 미툴 코테차 외환부장은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건 정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시장이 보여주는 징후라는 것이다.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내적으로는 인민은행이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을 고시하고 상하 2%의 변동폭만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에 들어와서는 위안화 가치가 크게 떨어져 투기세력들이 역외시장에서 선물환 쇼트(매도) 공세를 가하고 자금의 해외유출도 증가하자 중국 당국은 개입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중국 외환당국은 시중은행들에 기업들의 해외 송금액을 제한하도록 지시했다.

이 때문에 대기업들은 거액의 위안화나 달러를 해외로 송금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외환 트레이더들은 이 때문에 최대의 위안화 자금 거래 시장인 홍콩의 위안화 유동성이 말랐으며 향후 자본 통제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하이보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신시아 웡 아태 신흥시장 트레이딩 부장은 중국이 역내시장에서 역외시장으로 가는 자금 흐름을 제한한 것이 유동성 압박을 확대시켰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에 CNH 하이보가 치솟은 것은 인민은행이 홍콩 역외시장의 위안화 투기세력을 견제한 때문이었다.

인민은행이 국유은행들에게 홍콩 시장에서 대량의 위안화를 매수토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CNH 하이보는 사상 최고치로 올라섰고 투자자들은 위안화의 약세를 예상한 베팅을 포기해야 할 지경에 몰렸다.

일부 기업들이 CNH 하이보와 연동되는 금리로 대출을 받고 있지만 이보다 큰 피해를 당한 것은 외환 트레이더들이었다는 것이다.

아문디 자산운용의 제임스 ? 외환관리부장은 CNH 하이보의 급등은 역외시장에서 선물환을 사들이는 비용을 높이게 된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선물환 거래에서 차익을 챙기기 위해서는 위안화 가치가 더 많이 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부장은 지난달에 위안화 가치가 자신의 연말 목표치였던 달러당 6.9위안을 넘어설 만큼 가파르게 떨어지자 위안화에 대한 쇼트 포지션을 축소했고 다시 한번 기회를 잡기 위해 달러화 가치가 후퇴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