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차기 총재 후보로 단독 출마하면서 사실상 연임을 확정 지었다.

세계은행 이사회는 14일(현지시간) 13대 총재 후보 등록이 끝났으며 김 총재가 후보로 나선 유일한 인물이라고 밝혔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다른 후보가 나오지 않은 만큼 김 총재의 연임이 거의 확실시된다.

이사회는 공식 절차에 따라 김 총재를 인터뷰하고 다음 달 7∼9일 연례회의 전에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 총재는 보건 전문가이자 다트머스대 총장 출신으로, 2012년 세계은행 총재직을 처음 맡았다.

첫 임기 동안 김 총재는 아프리카 에볼라 사태와 유럽·중동의 난민 사태를 적극적으로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일각에서는 불필요하게 세계은행의 업무를 확장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총재의 첫 임기는 내년 6월 30일에 끝나며 연임에 성공하면 2022년 6월 30일까지 일하게 된다.

세계은행 측은 그간 총재 선임과정이 공개적이며 투명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해왔지만, 경쟁 없이 김 총재 연임이 확실시되면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올 우려도 커졌다.

1945년 세계은행이 설립된 이래 70년 넘게 미국인만 총재직을 맡고 있으며, 이와 유사하게 국제통화기금(IMF)도 암묵적 합의 속에 유럽이 이끌어왔다.

특히 세계은행은 지난 2012년 나이지리아 출신 후보가 한 번 나온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미국이 추천하는 단수 후보가 총재로 임명됐다.

지난달 세계은행 직원조합은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세상이 바뀌었고 우리도 변화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뒷방에서 이뤄진 거래를 바탕으로 12번 연속 미국인 남성이 총재가 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지만 이는 바뀌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