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 독일, 스페인 등의 치열한 수주경쟁이 예상되는 싱가포르-말레이시아 간 고속철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15일 일간 더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양국은 오는 19일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를 잇는 고속철도 사업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MOU 체결식에는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와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가 참석한다.

양국은 이번 MOU 체결 이후부터 연말까지 구체적인 사업 조건에 대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국의 고속철도 사업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싱가포르까지 350㎞ 구간의 이 고속철도를 깔아 일반 열차로 6시간 이상 걸리는 두 도시 간의 여행 시간을 90분으로 단축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업 구간은 말레이시아 쪽의 지상 구간이며, 싱가포르 쪽에서는 해저 터널도 건설된다.

공사비는 대략 100억달러(약 11조5천억원)∼150억달러(약 17조2천억원)로 추정된다.

현지 관리들에 따르면 고속철은 복선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종착역은 말레이시아 외곽의 신도시 반다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주롱 이스트에 각각 설치되며, 세렘반, 아이르 커로, 무아르, 바투 파핫, 이스칸다 푸트리 등에 5개의 환승역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말레이시아 측 예산 문제로 한동안 중단되면서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주요 고속철도 기술 보유국들은 사업 수주를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한국에서는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관련 부처와 업계 고위관계자를 면담하는 등 수주지원 활동을 폈다.

또 중국도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직접 나집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고, 중국철도총공사와 중국교통건설집단(CCCG)의 자회사인 중국항만건설총공사 등 6개사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관계자들을 현지에 파견하는 등 총력전에 나섰다.

일본도 동일본 여객 철도(JRE) 이사진과 말레이시아 주재 일본 대사관 관계자들이 말레이시아 교통부 관계자들을 면담하는 등 사전 로비활동을 진행했다.

이 밖에도 독일의 지멘스, 프랑스의 알스톰 등도 수주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