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저임금 크게 올린 월마트…그 이후 이야기
월마트의 인력감축은 최근 임금인상과 매장 내 직원확충이 경영에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신학기 성수기인데도 인력에 손대야 할 정도로 늘어난 인건비가 부담됐던 것이다. 이 회사의 2분기 순이익은 34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의 40억9000만달러보다 15%나 줄었다.
생산성 향상이 수반되지 않은 임금인상은 모두 거품이다. 아니면 벌어둔 유보금 털어먹기다. 더 싸게 제품을 만들거나, 같은 비용으로 더 좋은 제품을 내놓거나, 혁신적인 유무형의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을 때 이익은 증가한다. 그런 이익의 적절한 배분이 임금인상이요, 이런 결정이 경영이다. 월마트가 뒤늦게 바로잡겠다지만 노조는 실질임금에 변동이 없다며 반발하고, 소비자들은 서비스 질이 떨어졌다며 불만이라고 한다. 임금 올리기에 연간 10억달러를 더 쓰기로 했다가 효과도 없이 사실상 원래대로 복귀다.
국내 최저임금도 다를 바 없다. 내년도에 8.1% 오른 6030원으로 책정되는 과정에서 소모적인 논란만 반복했다. 무리하게 올리면 신규 채용은커녕 기존 종업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중소기업계의 잇단 항변에도 노동 기득권층과 좌성향 그룹은 1만원(79% 인상)으로 올리자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높은 임금을 누가 줄 수 있는지는 생각도 않는 떼법, 무엇이든 쇠주먹으로 강제하겠다는 어설픈 정의감, 법만 만들면 천국이라는 얼치기 이상주의가 문제였다. 약자들을 더 궁지로 몰아넣는 가짜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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