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시 대통령, 총선 일정 변경 검토

이집트 야권이 오는 4월27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총선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집트 범야권 그룹 구국전선을 이끄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는 2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총선이 이 나라의 정치적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총선 거부에 참여해 줄 것을 촉구했다.

국제원자력기구 전 사무총장인 그는 가짜 민주주의를 고발하고자 총선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엘바라데이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2010년에도 총선 거부 운동을 벌인 적이 있다.

또 다른 구국전선의 지도자 아므르 무사는 다수의 야권 인사들이 총선 거부 운동에 참여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고 말했다.

이집트 기독교계 역시 이번 총선 일정에 콥틱 기독교 축제 기간이 포함돼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기독교계의 총선 일정 변경 요청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앞서 무르시 대통령은 오는 4월부터 6월까지 전체 27개 지역에서 총선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차질 없이 총선이 치러지면 새 이집트 의회는 오는 7월 6일 개회할 예정이다.

무르시의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은 2년 전 시민혁명으로 무바라크가 퇴진하고 나서 치러진 첫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제1당이 됐으나 헌법재판소가 의회 해산 판결을 내렸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