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 간접 도움, 뉴욕 시장 '지지', 고용 지표 개선

허리케인 '샌디'의 도움에 고용 지표 개선, 도널드 트럼프의 '승복', 그리고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의 지지 선언..
미국 대통령 선거를 나흘 앞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힘을 실어줄 막판 호재가 잇달아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 재벌 트럼프는 지난 1일(현지시간) CNBC방송의 '클로징 벨'에 출연, "허리케인이 아니었다면 롬니(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됐을 것"이라며 "허리케인이 오바마의 승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가 재난 상황에 비교적 잘 대처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이다.

롬니 지지자인 트럼프는 오바마의 출생 의혹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괴롭히는 대표적인 '버서(birther·오바마의 출생지를 문제 삼는 사람들)'로 꼽힌다.

무소속인 블룸버그 시장도 이날 오바마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역시 허리케인 샌디에 대처하는 대통령의 역할이 돋보였다는 이유에서였다.

블룸버그 시장은 "기후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올바른 방향으로 주요한 조처를 했다"고 평했다.

선거를 앞두고 오바마와 롬니 양측 모두 대중적 인기가 높은 블룸버그 시장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해왔다.

억만장자 사업가이자 한때 공화당원이었던 블룸버그 시장은 2008년 대통령 선거 때는 오바마 후보나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 어느 쪽도 편들지 않았고 2004년에는 조지 W. 부시 후보의 재선을 지지했었다.

초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는 시점에서 나온 블룸버그의 지지 선언이 부동층을 끌어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오바마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렇듯 갑작스레 찾아온 허리케인이 여러 모양새로 오바마에게 큰 힘이 돼 준 가운데 이번 선거의 '마지막 변수'로 여겨졌던 고용 지표도 오바마에게 위안거리 또는 호재가 됐다.

미국 노동부가 2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실업률은 7.9%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했지만 신규 취업자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어 17만1천개나 늘었다.

전문가들은 실업률은 9월보다 조금 높아질 것으로 짐작했으나 일자리는 12만5천개 안팎 늘어날 것으로 점쳤었다.

고용 동향을 더 잘 알려주는 지표인 3개월치 월평균 취업자가 4~6월 9만4천명에서 7~9월 14만6천명, 8~10월 17만명으로 '추세적 증가세'가 확연함을 뒷받침했다.

물론 롬니는 미국 경제 회복 속도가 여전히 더디고 미국민과 유권자를 만족시키기엔 미흡한 수치라며 오바마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이윤영 기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