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의 주코티 공원에 모여 있는 반(反)월가 시위대가 추위와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주코티 공원에서 의료 자원봉사를 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기온이 떨어지면서 하루 평균 100명의 시위자가 의료 센터를 찾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자원 봉사를 하는 의료 센터를 찾는 시위대 환자들의 질병은 다양한데 저체온증과 피부병의 비중이 높다.

의사인 메리 오브라이언은 "최근 비가 자주 내려 습도가 높아지고 기온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피부병과 저체온증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위대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의료센터에서 일하는 대니얼 토드는 지난 19일에만 저체온증 환자를 25명이나 봤다고 전했다.

공원에서 노숙을 하는 시위대는 밤에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텐트 설치 허가를 뉴욕시에 요청했지만, 시는 공공장소에 텐트와 같은 구조물을 세울 수 없다고 밝혔다.

의료보험이 없는 시위자들도 의료센터를 자주 찾고 있다.

일부 시위자는 의료보험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인근의 지역 보건소를 찾고 있다.

인근 보건소의 데브라 소르킨 국장은 "시위대 환자들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피부 감염과 호흡기 질환 환자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으로 기온이 더 내려가고 환자들이 늘어나면 시위대에서 이탈하는 시위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