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공중보건조약인 담배규제기본협약을 성사시킨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번에는 세계를 위협하는 건강문제로 `비만'에 관심을돌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WHO는 최근 설탕.소금.지방을 함유한 식품이나 고칼로리 식품의 판매를 통제할수 있는 권고안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기관, 무역단체, 소비자단체, 식품업체들과 일련의 협의에 착수했다. 이미 지난 17일 유니레버사와 코카콜라, 네슬레, 맥도널드등과 같은 거대 식품회사들과 일차 협의를 가졌다. 이같은 협의는 소비자들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섭취하고 운동을 더 많이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찾기 위한 것이다. WHO는 이와 관련, 적절한 음식 섭취와 운동에 관한 최소한의 권고기준을 담은최종 보고서를 마련해 내년 5월 총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며, 올 가을 중 초안이 나올것이라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최종 보고서에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시켜야 할 운동량이나 적절한 음식섭취량에대한 가이드라인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WHO의 통계에 따르면 매년 전세계적으로 숨지는 5천650만명의 사망 원인 중 거의 60%가 심장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 음식물 관련 질병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량농업기구(FAO)와 함께 부적절한 식습관과 건강문제의 연계성을 지적하며 폭넓은 비만방지 방안을 공동 제시한 바 있는 오슬로 영양학연구소의 카르 노럼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비만이 퍼져 있다"고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식품제조사나 관련 업계 및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국가의 반발도 적지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설탕협회는 WHO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전제에 의구심을 표시하며 설탕 사용을 현재의 10%로 제한하자는 권고안을 거부했고, 설탕 및 팜 오일 주요 생산국이망라된 77개 개발도상국도 WHO 권고안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버트 데이비스 PWIBL포럼 회장은 "식품회사들은 현재도 과도한 규제를 받고있다고 생각하며, 더 많은 규제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