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ICC)의 초대 재판관에 선출된 송상현 서울대 법대 교수는 5일 "한국에서 초대 재판관을 낸 것은 개인적인 영광에 앞서 우리나라의 국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이라며 겸손해했다. 대법원과 법무부의 자문위원으로 한국 형법과 형사소송법 분야 발전에 기여해온 그는 일찍부터 하버드법대 뉴욕대 플로리다대 등 미국대학과 호주 뉴질랜드등의 대학에서 한국법을 강의했다. -ICC 초대 재판관으로 선출된 소감은. "개인적으로 기쁘지만 개인의 영광을 넘어서는 일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ICC 초대 재판관을 냈다는 것은 우리 국력이 그만큼 컸다는 방증으로 생각한다. 이번 당선이 앞으로 후배 학자들과 법조인들이 국제기구에 활발히 진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초대 재판관으로서 포부는. "ICC는 국제사회에서 법과 인도주의를 실천하기 위해 창설된 기관이다. 새롭고도 고귀한 임무를 훌륭히 수행해내기 위해 동료 재판관들과 함께 노력하겠다." -재판관 선출로 본궤도에 오르게 된 ICC 출범의 의미는. "기존의 국제법은 행위주체를 국가에 한정했으나 법의 환경이 달라져 이제는 다국적기업과 개인도 행위주체가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집단살해죄,전쟁범죄,반인도범죄 등은 국내 문제라고 해서 방관하면 인도주의와 양심,정의는 실현될 수 없다. 이런 중죄를 인류의 이름으로 단죄해야 한다는 필요성과 개별국가의 주권보장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이룰 것인지에 관해 50년간 계속돼온 국제사회의 논의 결과가 바로 ICC의 창설이다. 현재 비상설 국제형사법원에서 심리중인 르완다,코소보 학살사건도 ICC가 먼저 설립됐다면 여기서 다룰 수 있었을 것이다." -ICC의 현안은. "공식 출범일인 지난해 7월1일 이후 발생한 사건들만 다룰 수 있으므로 당분간 사건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재판관 18명의 선출이 완료되면 오는 7일 이들의 임기를 정하는 제비뽑기를 하게 되고 결과에 따라 재판관은 9년이나 6년,3년 임기를 부여받게 된다. 연임은 가능하다. 소장과 두 명의 부소장,사무총장 선임과 검찰 역할을 할 소추관 선출도 중요한 과제중 하나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