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노벨의학상은 영국의 시드니 브레너(75)와 존 E 설스턴(60), 미국의 H 로버트 호비츠 박사(55) 등 세 명이 공동 수상한다고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상 선정위원회가 7일 발표했다. 선정위원회는 이들이 장기의 성장 및 세포의 사멸 메커니즘을 조절하는 핵심 유전자들을 규명해 냄으로써 에이즈 뇌졸중 등과 같은 난치병의 진전 과정을 밝혀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수상자들은 간단한 세포로 형성된 기생충(Caenorhabditis elegans)을 실험모델로 사용, 각 생명체에서 세포가 어떤 과정을 거쳐 분화되며 사멸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세포의 정상적 죽음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발견해 기존의 '세포사멸 프로그램론'을 발전시킨 것이다. 이 학설에 따르면 세포가 살아 있을 때는 사멸 유전자가 작동되지 않으나 죽을 때는 활동을 하게 된다. 만약 세포가 이 프로그램에 의해 정상적으로 사멸되면 질병 등이 생기지 않지만 외부 충격 등 후천적 요인에 의해 세포가 '타살'되면 염증을 남기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세포 생성 당시의 프로그램대로 세포가 사멸하지 않고 수명보다 더 오래 살면 암을 발생시키게 되고 프로그램보다 일찍 죽으면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황온유 울산의대 교수(생화학)는 "세포가 사멸하도록 프로그램화된 내용(메커니즘)이 모두 규명되고 세포 사멸을 조작할 수 있다면 현재 인류가 안고 있는 무서운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