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결승진출이 좌절된 순간 미국 워싱턴한인교민들은 안타까움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이내 "원없이 싸웠다"고 서로를 위로했다. 한국과 독일의 준결승을 25일 생중계한 ESPN 등 미국 방송도 "한국은 월드컵 기적 행진의 일부였다"면서 "그러나 안타깝게 결승문턱에서 그 꿈이 멈춰섰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날 주미대사관을 비롯해 일부 한인 교회, KBN 등 지역방송, 신문, 한인회 등은 한인밀집지역 곳곳에 대형스크린을 설치했으며 교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붉은 악마' 복장을 하고 응원장소에 모여 한국팀의 요코하마 행을 기원하며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 교민들은 한국팀의 패배가 완전히 결정났음에도 아쉬움 때문인지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하다가 "대~한민국" "코리아" 등을 연호하며 대표팀의 선전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날 응원에 나선 대부분 교민들은 "요코하마에 가기를 바랬는데..." "한국 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위업" "이제부터 시작" 등 나름대로 소회를 털어놓으며 각자일터로 향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팀의 연승가도가 진행되는 동안 이 곳 한인사회는모두 한마음 하나가 돼 미주이민 100주년을 한 해 앞두고 한민족으로 일체감을 회복하는 전기를 맞았다는 게 일반적인 평. 특히 교민사회는 한인 1세대와 2세대가 축구를 통해 일체감을 느낌으로써 한국인의 자긍심을 심어주는데 `붉은 악마' 응원과 한국팀 선전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자평했다. 주미대사관과 워싱턴 총영사관측은 이번 월드컵 열기를 계기로 한국의 대외 이미지 제고와 교민사회 결집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어서 월드컵 시너지효과는 당분간지속될 전망이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