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새로운 중동정책 및 국제 중동 평화회의를 구상중인 가운데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8일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샤론 총리는 오는 11일 백악관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만나 야세르 아라파트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중동 평화협상 과정에서 제외시키자는 자신의 기존 주장을 재차 개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샤론 총리는 특히 이스라엘인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공격이 지속되는 한 평화협상 재개를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게될 것이라고 라아나 기신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요르단강 서안 지구와 가자지구에서 다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간 충돌이 발생, 이스라엘인 3명과 팔레스타인 5명이 숨짐에 따라 샤론 총리의 이같은 입장이굳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아리엘 메켈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이날 앞서 "팔레스타인측 공격의 70%가 아라파트의 직접 지배 아래 이뤄진 것"이라면서 팔레스타인 정부 및 아라파트를 비난한뒤 "아라파트를 제거할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그가 지난 20개월 동안 한 일로인해 이제 그의 평화 약속을 믿는 사람은 적다"고 지적했다. 에후드 바라크 전(前) 이스라엘 총리 역시 이날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사설을 통해 "아라파트가 집권하고 있는 한 팔레스타인 당국이 효과적으로 대(對)테러전을벌이면서 실질적인 개혁을 추진할 것이란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아라파트는 자살폭탄 공격을 외교적인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지난 20개월동안 이스라엘과 전세계에 명령하려고 노력해왔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그동안 아라파트를 배제하자는 샤론 총리의 요청을 거부해왔지만 미국관리들이 이번주들어 다른 팔레스타인 관리들과의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고 시인함으로써 미국이 동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샤론 총리에 앞서 7~8일 부시 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만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오는 2003년까지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관할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지구내 42%와 가자지구내 70%의 영토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수립한 연후에 이스라엘이 지난 1967년 중동전쟁을 통해 점령한 모든 지역에서 철수한다는 내용의 평화안을 개진했다. 무바라크의 이번 제안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중동평화안 등과 함께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유엔이 제안해 오는 여름 열릴 예정인 국제 중동평화 회의를 통해논의될 예정이다. 미국, EU, 러시아, 유엔은 물론 중동 국가 대표들이 참석하게될 이번 회의의 날짜와 구체적인 의제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앞서 7일 백악관에서 의회 지도자들과 만나 "무바라크 대통령과 샤론 총리를 만난 뒤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밝힐 것"이라고 밝혀 조만간 새로운 중동 정책이 나올 것임을 시사했다. (예루살렘.워싱턴 AFP=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