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한국 등 세계 21개국 및 유럽연합(EU) 대표들은 20일 워싱턴에서 "아프간 재건지원에 관한 고위관리 회의"를 열고 아프가니스탄의 전후 복구 및 재건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과 일본 두 나라의 공동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석한 외교통상부의 최영진 외교정책실장은 이번 회의가 앞으로 수년에 걸쳐 수십억 달러가 소요될 아프간의 복구 및 재건문제를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를 논의한 첫번째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최 실장은 이날 회의에서는 오는 12월 중순 브뤼셀에서 EU가 초청하는 아프간재건지원회의를 열기로 결정했으며 오는 27-28일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에서 회동할 예정인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 및 유엔개발계획(UNDP) 등이 아프간의 복구 및 재건 소요비용 산정이 끝나는 것과 때맞춰 도쿄(東京)에서 각료급 회의를 개최키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최 실장은 이 회의에서 "아프간 복구.재건을 위한 공동기금 설치문제 등이 제기됐으나 구체적으로 논의되거나 합의된 사항은 없었다"면서 한국은 경제력이 감당할수 있는 한도내에서 현물 또는 현금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아프간 재건에 참여하게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날 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전쟁으로 피폐한 아프간의 2천500만 국민의 의식주 및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신속한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파월 장관은 "아프간의 모든 세대들이 평화를 모른다"면서 굶주림과 추위, 질병에 시달리는 대다수 아프간 국민들을 위해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행동을 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정부의 아프간 담당 대표인 오가타 사다코 유엔난민담당 고등판무관은세계가 한 국가의 붕괴로 인해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 같은 단체의터전이 마련되는 것이 위험하다는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각국은 아프간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할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다짐하라고 촉구했다. 이밖에 2차대전 후 마샬계획으로 재건된 독일의 요시카 피셔 외무장관은 전후아프간 정부 구성을 위한 당사자들의 회의가 유엔의 후원 아래 베를린에서 열리게됐음을 밝히면서 아프간에 대한 인도적 원조를 시급히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ksshi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