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며칠동안 반군의 공세를 지원하기 위해 탈레반 전선에 맹폭을 퍼부었던 미국 공군기들이 5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이날 새벽 5시께 카불 상공에는 미 전폭기와 헬리콥터가 출현했으며 2차례의 폭음이 카불 시내를 뒤흔들었다. 한시간쯤 뒤에는 카불 시내 북쪽 지역에서 전투기 비행소리와 함께 2차례의 폭발음이 들렸으나 탈레반의 대공포는 불을 뿜지 않았다. 파키스탄의 친탈레반 언론인 아프간 이슬람 통신(AIP)은 그러나 탈레반측이 공습에 나선 미군기를 향해 대공포와 중화기를 발사한 것으로 전했다. 이 통신은 또 탈레반과 북부동맹의 전장이 된 마자르-이-샤리프 남부 80㎞ 지점에 위치한 케센데 지역에서 민간인 10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하는 등 미군기의 공습으로 2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한편 카타르의 알-자지라 TV는 이날 탈레반측이 격추한 것으로 주장하는 미군헬기의 잔해를 방영했으나 미국방부측은 이 헬기가 격추된 것이 아니라 악천후로 추락한 것으로 밝혔다. 알-자지라는 헬기잔해가 아프간 북부 나우르마을 외곽의 500여m 지역에 널려져있는 것으로 전하면서 탈레반측이 격추한 것으로 주장하는 또다른 정찰기에 관해 언급을 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거나 화면을 방영하지는 않았다. 앞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공습 5주째인 지난 4일(현지시간) B-52 폭격기 65대를 동원해 북동부 탈레반 전선에 최대 규모의 폭격을 가했다. 미국은 또 북부 전략요충지 마자르-이 샤리프와 전천후 비행장이 있는 바그람을비롯해 컨두즈, 탈로칸 등 8개 전략도시에 자리잡은 탈레반 군사시설과 알-카에다테러훈련 캠프를 겨냥해 24시간 동안 전폭기 40대를 동원해 집중 폭격을 가했다고미국 국방부의 캐더린 애보트 대변인은 말했다. 북부동맹이 대(對) 탈레반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미군 폭격은 지난 한달간의 공습 중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에는 장거리 폭격기 8대가동원됐으며 이날 폭격이 집중된 5시간 동안에 지난 주 4차례 공습에서 투하한 것보다 많은 양의 폭탄이 투하됐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 북부동맹은 마자르-이-샤리프 외곽에서 탈레반에 대한 공격에 나섰으나 공세를시작한지 수시간만 전열이 흔들려 북부동맹이 미군의 지상군 지원없이 공습만으로탈레반을 공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불 AP.AFP=연합뉴스) inn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