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이 월드트레이드센터 테러참사 현장을 방문한 사우디의 갑부 알 왈리드 왕자가 "테러가 일어난데는 미국의 중동정책도 일조를 했다"고 말한데 분개, 왈리드왕자가 준 1천만달러의 복구지원성금을 돌려줬다. 세계 6위의 부자로 기록되고 있는 세계적인 금융가 왈리드 왕자는 이날 참사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구두로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으나 측근들이 기자들에게 돌린 성명에는 "현 시점에서는 테러가 왜 생겼는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보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 성명은 이어 미국정부가 중동정책을 다시 검토해야 하며 팔레스타인의 주장에 대해 좀더 균형있는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왈리드 왕자는 이 성명서가 기자들에게 배포되고 있던 때에 줄리아니 시장에게 1천만달러의 수표가 들어있는 봉투를 전달했다. 그러나 줄리아니 시장은 이같은 성명내용이 전해진 후 즉각 성금을 반환한 후기자회견을 통해 "지금 5천~6천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된 마당에 그런 말을 한다는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강경발언을 했다. 왈리드 왕자는 참사현장을 돌아본 후 구두논평을 통해서는 이번 테러사건이 천인공노할 범죄며 사우디는 진정으로 미국과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성명서에서는 "우리의 팔레스타인 형제들이 세계가 외면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에 의해 계속 살해당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