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일본 시장 개척의 길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솔루션만을 갖고는 뿌리 내리기 어렵습니다. 숙련된 일본기술자들을 활용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저희가 갖고 있는 정보와 인력을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1일 오후 도쿄의 농림중앙금고 회의실에서 열린 재일 한국벤처기업 클럽 창립총회.자신의 회사를 소개하는 순서가 되자 마이크 앞에 선 회원사 대표들은 약속이나 한듯 후발 벤처기업들의 일본진출에 힘이 되겠다며 협조와 지원을 다짐했다.

회의실을 가득 메운 약 1백명의 참석자들은 발표자의 말을 또박또박 메모해가며 경청하는 진지한 자세로 화답했다.

이날 모임은 일본에 들어 와 있거나 상륙하려는 한국 벤처기업들이 상호 정보교류와 대화채널을 마련하기 위해 결성한 클럽의 첫 만남.

한국 벤처기업들의 잠재력과 자원을 한데 묶어 일본시장을 보다 철저히 파고 들자며 주일 한국대사관과 기업등 민·관이 손잡고 만든 창구를 처음 오픈한 셈이다.

벤처기업인들의 의욕과 투지가 넘쳐나서 그런지 회의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나스닥재팬의 상장절차 강의가 끝난 뒤에도 질문이 계속 쏟아져 종료 예정시간을 20분이나 넘겼다.

대사관과 중소기업진흥공단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흐뭇해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벤처기업이 한국경제가 외환위기의 터널을 빠져나오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음은 분명하다"고 밝히고 "일본시장 공략을 위해 최대한의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날 많이 들렸던 단어중 하나는 불안이었다.

"코스닥시장의 침체로 서울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불안과 불신의 시선이 만만찮은 것 같습니다만 도쿄라고 호락호락할 리 없습니다.
안그래도 철저히 따지는 국민성 아닙니까?"

참석자들은 그래도 창의와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벤처인 기질을 살려 체계적 공략활동에 나선다면 일본 시장도 열리고 말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벤처인들 앞에 놓인 ''신천지''와 ''당면과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