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빅 마우스"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또다시
선진국들을 겨냥해 포문을 열었다.

그동안 "아시아 위기=투기자본 책임"을 주창해왔던 마하티르총리가
이번 이집트 G15 정상회담에서는 노골적으로 "선진국 때리기(배싱)"에
나선 것.

마하티르총리는 G15회담에 앞서 이집트경제인들과 공개토론을 갖고
"아시아 위기는 선진국들이 동남아 통화를 대량 매각하면서 촉발됐다"며
"선진국들이 아시아지역에 정치,경제적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는 또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해서도 "말레이시아 국민은 IMF에
고개 숙이기보다는 차라리 가난하게 사는 편을 택하겠다"며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IMF가 요구하는 개혁은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고 지원조건도
금리인상, 세금인상, 무제한 투자개방 등 매우 위험스러운 것들"이라며
이런 조건들은 국내 기업들을 고사시키고 말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선진국들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새로운 무역협정 논의를 추진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말레이시아는 이번 회담을 통해 그같은 논의를 저지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마하티르총리가 이처럼 반선진국 대열의 선봉을 서고 있는데
대해서는 "아시아의 대변자"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동남아의 맹주
자리를 의식한 정치적 제스처"라는 부정적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 임혁 기자 /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