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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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파나소닉은 2000년 초반까지 전 세계 TV 시장을 장악했다. 이 판도를 바꾼 것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다. 브라운관 TV 사업을 접고 LCD 디지털 TV를 내놓은 결정이 먹혔다. 2005년 삼성전자는 일본 가전업체를 제치고 TV 시장 1위를 꿰찼다. 이후 17년 동안 시장 정상 자리를 지킨 삼성전자에 요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중국 업체가 저가·물량 공세를 바탕으로 거세게 추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27일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TV 출하량은 4663만대로 전분기에 비해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상반기 최대 쇼핑 행사인 ‘618 쇼핑 축제’ 중국 브랜드 판매량이 급증한 결과다. 이 축제는 중국 2위 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둥이 주관하는 이커머스 쇼핑 행사다. 징둥은 물론 알리바바를 비롯한 각종 업체가 6월 1~18일에 대대적 할인 행사를 벌인다.

출하량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TV 출하량은 800만대로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전분기보다 출하량은 13% 감소했다. 2위와 3위는 각각 중국 하이센스(725만대)와 TCL(620만대)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각각 21.2%, 19.7% 늘었다.

4위는 LG전자로 출하량은 499만대에 그쳤다. 지난해까지 출하량 기준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유지한 LG전자는 올 1분기 3위, 2분기 4위로 한 계단씩 계속 밀리고 있다. 중국 샤오미는 299만대로 5위로 집계됐다. 기타업체의 출하량은 1789만7000대다.

중국 업체들의 선전은 618 쇼핑 축제를 맞아 판매량이 급증한 결과다. 하이센스의 약진도 눈길을 끈다. 하이센스는 올 1~5월 북미 TV 시장 점유율 3위를 나타냈다.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이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하이센스의 58인치 TV(대당 268달러) 판매가 급증한 결과다.

트렌드포스는 올 3분기 TV 출하량이 5292만대로 전분기보다 13.5% 증가할 것으로 봤다. 4분기에는 5513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