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혁 기자
사진=최혁 기자
14개월 만에 7만전자를 회복한 삼성전자를 두고 개인 투자자들이 매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주가가 오랜시간 답보상태에 머물었던 만큼, 향후 주가의 향방 보다는 일단 본전을 챙기겠다는 속내로 해석된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계속해서 삼성전자를 주워담고 있다. 개인과는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선을 탈환한 지난달 26일 이후 이달 9일까지 10거래일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360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앞선 5월 26일 주가는 작년 3월 29일 이후 처음으로 종가에서 이른바 '7만전자'를 기록했다. 개인들은 이날 하루에만 주식을 4532억원어치 팔아치우면서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날부터 지난 9일까지 개인은 2거래일을 빼고는 순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른바 '본전 심리'가 개인들의 매도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는 2021년 1월 사상 최고가인 9만6800원을 찍으며 한동안 투자자들의 자금을 빨아들였지만, 이 시기가 고점이었다. 이후 주가는 꾸준히 하향 그래프를 그렸고 올 들어서야 다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포털 등의 삼성전자 종목 게시판을 보면 '이번 주 과연 더 오를까? 팔아야 하나 고민된다', '3년을 기다려서 드디어 수익권… 일단 조금이라도 수익보려고 팔았다', '멘탈(정신건강) 관리 위해서 일부 익절(이익을 보고 파는 것)했다', '기다림에 지쳐 평균 매수단가 오자마자 부분 매도했다', '아무리 삼성전자라도 물려도 마음 편한 주식은 없나보다… 오래 버텼으니 일단 팔았다' 등 의견을 남겼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반대로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개인이 1조3000억원 넘게 판 지난 10거래일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3979억원, 1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사실상 개인이 던진 물량 그 이상을 삼성전자 주식에 쏟아부은 것이다.

증권가는 외국인들의 머니무브(자금 대이동)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삼성전자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 들어 주가가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 대비 크게 덜 오른 데다, 파운드리 사업가치와 환차익 등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투자처로 볼 수 있다"며 "2000년 이후 최대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는 외국인의 삼성전자 머니무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