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19일 16:31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길곤 이노룰스 대표 "일본 교두보로 글로벌 디지털 전환 시장 공략"
“일본 진출을 교두보로 삼아 글로벌 디지털 전환(DX)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

김길곤 이노룰스 대표는 19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디지털 전환 시장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본격적인 개화기에 접어든 만큼 국내 시장에서의 시장 우위를 토대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시작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금융권 디지털 전환 시장점유율 60%

이노룰스는 2007년 설립된 디지털 전환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디지털 의사결정 자동화 시스템인 ‘이노룰스(InnoRules)’와 디지털 상품 정보 자동화 시스템 '이노프로덕트(InnoProduct)’ 등이 핵심 서비스다. 삼성전자와 포스코, 현대해상, DB손해보험, 국민카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22~23일 기관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NH투자증권이 주관사다.

김 대표는 포스데이터와 현대전자, 현대정보기술 등에서 약 20년간 일해온 소프트웨어전문가다. 김 대표는 “20년 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사업을 시작했지만, 시장의 수요와 맞지 않아 한 차례 실패를 겪은 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의 이노룰스를 창업하게 됐다”며 “함께 동고동락했던 4명의 멤버가 지금까지 함께 일하며 시장의 흐름과 맞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은 업무 모든 영역에 디지털 기술과 솔루션을 적용하는 작업이다. 국내에 파이코, IBM 등 외국 기업이 진출해있지만, BMT(벤치마크 테스트) 결과에서 이노룰스가 더욱 우수하다는 평가 결과를 받으며 입지를 다졌다. 디지털 전환 솔루션은 한번 적용된 이후 교체하기 위해선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크기 때문에 교체가 쉽지 않다. 시장 선점이 중요한 이유다.

김 대표는 “이노룰스는 국내 금융기관 디지털 전환 시장에서 60~70%에 달하는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매출을 거두고 있다”며 “고객의 재구매율이 82.5%에 달하고 있어 국내 비금융권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노룰스 제품이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2016년~2020년까지 연평균 14.8% 성장해 2020년에 13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이후 성장세가 더욱 가파를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로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디지털 전환에 더욱 힘쓰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도 인프라 구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히타치와 공고한 전략적 파트너 관계

이노룰스의 가장 큰 전환점으로 2016년 이뤄진 일본 진출을 꼽았다. 그 시작은 2012년 일본 최대 손해보험사인 솜포(SOMPO)의 요청에서 시작됐다. 당시 국내 보험사의 IT 시스템 현황을 파악하던 솜포는 국내 보험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이노룰스 솔루션을 보고 이노룰스에 기술 검증(Proof of Concept)을 요청했다.

이에 이노룰스는 일본 최대 전자기기 제조업체인 히타치와 손잡고 2013년부터 3년간 ‘이노룰스’ 일본어 버전을 개발해 2016년 솜포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2018년 히타치가 이노룰스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실시하며 두 회사 간 협력 관계는 더욱 공고해졌다.

김 대표는 “2015년 일본 도쿄에 설립한 현지법인과 일본 히타치의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일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해갈 것”이라며 “이런 노하우를 기반으로 금융권뿐 아니라 제조·유통·교육·헬스케어 등 비금융권 산업 분야로도 사업영역을 순차적으로 확장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노룰스는 지난해 매출 164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3.8%, 영업이익은 137.4% 증가했다. 김 대표는 인력을 기반으로 한 용역 매출과 비교해 라이선스와 기술료 등 제품 매출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인 신호로 봤다. 용역 매출은 계절적 특수성에 따라 변동성이 큰 편이다.

김 대표는 “2020년을 기점으로 제품 매출이 처음 비중 50%를 넘어선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제품 매출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글로벌 톱티어 소프트웨어 회사의 매출 구조를 만들어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높은 재무안정성을 확보한 점도 이노룰스만의 경쟁력이다. 상반기에 대다수 차입금을 현금 상환해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20.6%, 차입금의존도는 1.4%로 집계됐다.

이노룰스는 희망 공모가로 1만1000~1만2500원을 제시했다. 공모가 기준 공모액은 127억~144억원이며 예상 시가총액은 566억~643억원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