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경기 침체 우려가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소비 둔화와 재고 증가 등으로 실적이 악화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실적이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하나기술·한솔제지 실적 추정치 쑥↑

"침체 태풍 온다…실적 뛰는 기업들 담아라"
1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발표된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이 3개월간 평균보다 높은 종목은 하나기술과 한솔제지, SK바이오사이언스, SNT모티브, SPC삼립, 한화솔루션, 기아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이들 기업의 3분기 실적 추정치가 빠르게 상향됐다는 의미다.

최근 1개월간 발표된 하나기술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은 50억원으로 3개월 평균치(30억원)보다 40.6% 증가했다. 하나기술은 2차전지 제조장비 기업이다. 지난해까지는 국내 2차전지 셀 업체가 주요 고객사였지만 올해부터 수익성이 높은 유럽 수주량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4월 영국 브리티시볼트와 289억원 규모의 원통형 2차전지 화성공정 턴키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 말 노르웨이 배터리셀 업체인 프라이어와 반고체 배터리 생산설비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수주 잔액은 185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93.7% 급증했다. 부국증권은 하나기술의 올해 신규 수주액이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1개월간 발표된 한솔제지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510억원)도 3개월 평균치(370억원)보다 39.5% 늘었다. 국제 펄프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2분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치솟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상운임지수는 하락세를 그리면서 수출 운임 부담은 작아지고 있다.

최근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받는 데 성공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1470억원)도 같은 기간 31.7% 늘었다.

실적 추정치 빠르게 내려가는 위메이드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의 상단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종목도 눈에 띈다. 한화솔루션이 대표적이다. 한화솔루션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최고값은 지난주 2760억원에서 현재 2930억원으로 6.1% 상향됐다. 주력 시장인 유럽이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도입이 가속화하면서 판매가격 인상 여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통과되면서 한화솔루션이 받을 수 있는 각종 세제 혜택과 보조금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위메이드와 풍산, 위지윅스튜디오는 지난 3개월간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보다 1개월간 추정치 평균이 더 낮아졌다. 최근 들어 실적 추정치가 빠르게 내려왔다는 의미다. 지난 3개월간 발표된 위메이드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0억원이었는데 지난 1개월간 컨센서스는 2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미르M’과 ‘미르4’ 등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는 반면 인건비와 마케팅비 부담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