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지난해 반도체 공급난 속에서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에 순이익 2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작년 연간 순이익은 55억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EPS)은 2.52달러로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2.36달러)를 넘어섰다. 4분기 매출도 177억2000만달러로 월가 예상치(165억7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65% 증가했다.

테슬라는 올해 전기자동차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50% 증가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다만 공급망 병목 현상 탓에 공장 가동 능력이 떨어졌고 이 문제는 올해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반도체 칩 공급이 여전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새로운 차종을 선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차 출시보다는 기존 모델 판매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과 전기 대형트럭 ‘세미’, 스포츠카 ‘로드스터’ 등의 생산은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머스크는 설명했다. 아울러 2만5000달러짜리 저가형 소형 전기차는 아직 개발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

테슬라는 지름 46㎜, 길이 80㎜ 크기의 차세대 ‘4680’ 배터리가 처음으로 장착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를 텍사스 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차량은 올해 1분기부터 고객에게 배송될 예정이다.

머스크는 휴머노이드(2족 보행 인체 유사 로봇) 개발을 올해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8월 인공지능(AI)을 장착한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머스크는 “시간이 지나면 옵티머스는 전기차 사업보다 더 중요해질 수 있다”며 “미국의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컨설팅업체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450만 대로 전년(210만 대)보다 약 2.1배로 늘었다. 전체 신차 판매량 7200만 대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6.3%로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3배가 됐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