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조쉬 리 스윗(Swit) 공동창업자 겸 대표(CEO)

구글이 먼저 '러브콜'한 스타트업
메신저, 업무툴 등 '멀티 기능' 앞세워
협업 프로그램 시장 적극 공략

"안 해보고 포기하는 건 스타트업 아니다"
스윗 사명 위해 美 기업과 상표권 소송
변호사 없이 직접 승소 이끌어

내년엔 유니콘 등극 가능
4~5년 뒤 나스닥 상장 목표
"유명 기업 메신저앱 '슬랙' 뛰어넘겠다"
"5+1은 6이죠. 스윗에선 5+1은 1입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공유 오피스에서 만난 조쉬 리(Josh Lee) 스윗(Swit) 대표(CEO)가 뚱딴지 같은 얘기를 했다. 쉬운 계산식인데, 그가 내놓은 답은 상식과 달랐다.

리 대표가 얘기한 5는 구글의 업무용 주요 앱인 지(G)메일, 구글드라이브, 구글닥스, 구글캘린더, 구글미트 등 다섯개 앱을 뜻한다. 1은 직장인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협업 툴' 스윗 앱이다. 사람들이 구글 업무용 앱 5개에 스윗을 추가하면 총 6개 앱을 쓰게 되는 게 아니라, 스윗이 구글앱을 통할하는 허브가 돼서 한 개 앱을 쓰는 것과 같은 효과가 생긴다는 뜻이다.

리 대표의 계산식은 글로벌 기업에서 인정 받고 있다. 2018년 시제품을 내놓자마자 구글이 먼저 스윗에 "함께 일하자"며 손을 내밀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구글의 뒤를 따랐다. 트위터, 메타플랫폼, 대한항공, 티켓몬스터 등은 스윗의 고객이 됐다. 유명 벤처캐피털(VC)들이 투자하기 위해 줄을 설 정도다.

스윗의 성공은 2년 넘게 철저하게 시장을 분석하고 사업 전략을 짜고 팀을 구성한 뒤에 창업한 영향이 크다. 두 번의 사업 실패를 경험한 리 대표는 2016년부터 샌프란시스코 중심가에 자리 잡은 30~40개 기업에 피자를 사들고 무작정 찾아가 협업툴에 대한 현장의 솔직한 목소리를 들었다고한다. 최고의 CTO(최고기술책임자)와 함께 창업하기 위해 '십고초려'도 불사했다.
직원들 앞에서 눈물 흘리는 조쉬 리 스윗 대표

직원들 앞에서 눈물 흘리는 조쉬 리 스윗 대표

그렇게 성공 가도에 들어섰지만 남 모를 고난도 있었다. 스윗은 미국으로 본사를 옮기는 데 2년 넘게 걸렸다. 보통의 스타트업은 약 3개월 만에 끝내는 일이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본사 이전이 안 되다보니 직원들에게 스톡옵션도 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수십명의 핵심 엔지니어들은 단 한 명도 퇴사하지 않고 스윗에 남았다. "미국 본사 이전이 완료된 날이었어요. 참고 기다려준 직원들을 생각하니 울컥하더라고요." 리 대표는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그렇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시장에선 스윗이 지금 추세대로라면 내년엔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에 등극하고 4~5년 뒤엔 나스닥 상장까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 대표는 단순히 유니콘, 나스닥 상장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내년엔 그냥 유니콘이 아니라 뚱뚱한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를 훌쩍 넘는 스타트업), 슬랙(세계적인 기업용 메신저앱 업체)의 기업가치(30조원)를 뛰어 넘는 70조원 규모 상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메신저앱와 업무툴, '두 마리 토끼' 잡았다
▷스윗에 대해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채팅 등 하나의 기능을 갖춘 게 아니라 채팅에 업무처리 등 여러 기능과 강점을 갖춘 팀 협업용 프로그램입니다. 스윗은 '워크 OS(운영체계)'를 지향합니다. 하나의 프로덕트(product)가 아닌 플랫폼입니다. 일 하기 위해 인프라처럼 깔고 시작하는, 협업을 위해서 반도시 필요한 것입니다. 인간 중심, 기업 문화 고양, 생산성 향상을 위한 워크 OS를 만들자는 의미에서 'OS for the Future of Work'를 회사 슬로건으로 삼고 있습니다."

▷스윗의 지향점이 있다면요
"구글 지메일이나 마이크로소프트 365 같은 업무용 제품에 스윗 하나를 더 얹는 게 아니라 '일의 시작부터 끝까지' 스윗 하나로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게 하자는 겁니다. 5(지메일 등 구글의 주요 업무용 프로그램 다섯 가지)+1(스윗)이 6이 아니라, 5+1은 1(스윗)이 되도록 하겠다는 거죠.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지 못하는 '허브' 역할을 스윗이 할 수 있습니다."

▷하트 모양 로고에도 협업 관련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요.
"네. 동그라미 두 개는 사람 간 커뮤니케이션(chat), 밑에 'V' 마크는 태스크관리를 뜻합니다. '리휴머나이즈 워크', 즉 인간이 일하는 오리지널한 방식으로 돌아간다는 거죠. 인간이 깨어 있는 시간의 60%를 직장에서 보내는만큼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협업툴이 정말 많은데요. 어떤 아쉬운 점이 있습니까.
"우선 협업툴이 너무 많습니다. 슬랙, 아사나 같은 1세대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각각의 용도가 있었고 대박이 났죠.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서 일하게 되면서 너무 많은 앱을 써야하는 업무환경이 협업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됐습니다. 직원들이 흩어져있지만 소속감을 만들어주기 위해 '허브'가 필요했고 스윗이 코로나19 상황과 잘 맞았습니다."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다른 협업틀은 없습니까.
"네 협업 앱이 너무 많은데, 이 앱들을 다 품을 수 있는 '대장 앱'이라고 부를 만한 게 없습니다. 기껏해야 '슬랙' 같은 메신저앱이 다른 앱들과 연동할 수 있는데요. 효율적이진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앱의 이벤트 변경 상황을 복사해서 텍스트로 메신저앱으로 보낼 수 있는데, 메신저앱에 연동된 수만큼 같은 내용을 받게 됩니다. 이런 스트레스 상황을 해소하고 '협업의 허브'를 만들기 위해서 창업했습니다."
조쉬 리 스윗 대표(CEO)

조쉬 리 스윗 대표(CEO)

▷스윗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어떻게 허브가 될 수 있 수 있죠.
"우선 기능입니다. 경쟁사들은 제조업 또는 서비스업 등 각 산업에 특화돼있습니다. 아니면 특정 부서는 만족시키지만 회사 전체적으로 쓰기엔 아쉬운 경우도 많습니다. 스윗은 '산업 중립적인'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코딩 없이 버튼 하나로 모든 부서가 다 쓸 수 있습니다. 누구나 다 좋아합니다."

▷기업이나 부서 별로 '특화된 기능'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을텐데요.
"특화 기능을 제품에 넣으면 무거워집니다. 스윗은 '스윗스토어'라는 마켓플레이스에서 맞춤형 플러그인을 제공합니다. 맞춤형 서비스가 필요할 때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입니다."

▷또 다른 강점은 무엇입니까.
"네. 스윗은 대화와 업무툴 관련 기능 모두에 강점이 있습니다. 예컨대 대화창에 있던 메시지를 누르기만하면 업무툴로 전환이 되고, 업무툴에 있는 내용을 대화창에 바로 공유할 수 있습니다. '챗(chat)'과 '태스크(task)'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겁니다. 하나의 기능에 특화된 협업툴에 비해 스윗이 약할까요. 아닙니다. 예컨대 슬랙에 있는 기능 중에 저희가 없는 5개는 상반기 중에 트윗에 보강이 됩니다. 반대로 스윗엔 있는데 슬랙에 없는 기능은 40개가 넘습니다. 업무용 툴도 마찬가지입니다."
'드래그앤 드롭'으로 메일과 회의내용 바로 공유
▷왜 채팅과 업무툴이 중요한가요.
"가트너에 따르면 업무용 메신저를 쓰는 기업은 전체의 98%, 업무툴은 92%가 쓰고 있습니다. 동시에 쓰는 기업은 91.8%고요. 향후 2~5년 사이에 거의 모든 기업이 메신저와 업무툴을 쓰게 됩니다. 이 시장은 ERP(전사적자원관리)는 물론 백오피스를 다 합친 것보다 클 정도로 거대합니다."

▷채팅과 업무 기능의 '상호운용성'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주시죠.
"스윗은 구글의 여러 업무용 앱과 '한 앱'처럼 상호작용합니다. 예를 들어서 과거 구글 지메일로 받은 내용을 메신저앱으로 옮기려면 복사해서 붙이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스윗에선 오른쪽 화면에 떠 있는 패널에서 구글 지메일을 보고 그것을 같은 화면의 업무채널에 '드래그 앤 드롭'하면 바로 공유가 됩니다. 채팅과 태스크 서비스를 한 회사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하나의 데이터베이스를 쓰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실제 이 대표가 스윗 프로그램에 접속하고 구글 지메일 개인 계정을 열어 이메일을 드래그한 뒤 스윗 직원 32명이 들어와있는 업무방으로 붙이자 직원들의 접근이 가능해졌다.

▷다른 협업툴 업체는 예를 들어 구글 지메일을 긁어서 회의방에 바로 붙이는 게 불가능한가요.
"네 그렇습니다. 전 세계 협업툴 업체 중 유일하게 구글과 '전략적'으로 깊이 있는 파트너십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글 클라우드 CEO와 CTO가 저와 스윗 CTO를 임원 워크숍에 초대할 정도로 긴밀합니다. '구글의 미래가 클라우드에 있고 클라우드에 스윗이 함께 있다'고 말할 정도죠. '구글 닥스' 등을 특정 채널과 연동하는 게 가능합니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 줌 등과도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입니다."

▷구글과 깊은 관계를 시작할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입니까.
"스윗 프로그램 안에서 구글 워크 앱을 완벽하게 소화한 영향이 큽니다. 2018년 7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알파와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구글에서 먼저 연락이 왔습니다. 구글 일부 팀이 스윗을 써봤는데 정말 좋았고, 이런 사실이 구글 전체에 소문이 난거죠. 구글 클라우드 팀과 파트너십을 맺구 구글 본사 직원이랑 저랑 한국에 출장을 갔습니다. 엔지니어들을 한 번 보고 싶다는 이유였습니다. 구글 앱들과 높은 상호연관성을 갖춘 제품을 출시한 것에 대해 존중해주더라고요. 그리고 네트워크를 열어줬습니다."

▷구글이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온 이유가 뭔가요.
"구글 워크스페이스앱의 핵심은 지메일, 구글드라이브, 구글닥스, 구글캘린더, 구글미트 등 다섯가지입니다. 구글도 허브를 만드려고 노력을 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구글에 인수된 업체들이 각각의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상호연관성이 떨어졌던 겁니다. 그런데 스윗에서 '허브' 가능성을 본거죠. 구글 워크스페이스가 스윗 안에 다 들어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닫고 하더라고요."
구글이 제품 출시하자마자 '러브콜'
▷구글이 스윗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고요.
"네. 스윗은 구글 워크스페이스가 1년에 20여개만 뽑는 추천앱에 속해있습니다. 구글 워크스페이스 소속 6개앱이 모두 추천한 기업은 스윗 뿐입니다. 구글은 또 파트너십과는 무관하게 링크드인이나 뉴스레터 등을 통해서 스윗을 글로벌 유저들에게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그만큼 존중해주는 것이죠."

▷영문학을 전공으로 알고 있는데 기업용 소프트웨어 사업을 하고 계시네요.
"어릴 때 안 다녀본 학원이 없었어요. 가장 재밌었던 건 컴퓨터였습니다. 취미가 특기가 됐고 결국 사업까지 하게 됐습니다. 처음부터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을 한 건 아닙니다."

▷첫 창업 땐 어떤 사업을 하셨죠.
"2003년께부터 아르바이트로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니까 앱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선생님들이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콘텐츠를 넣으면 학생들이 앱을 통해 다운받아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교육업계에서 파장이 컸어요. 그러다보니 '차라리 회사를 만들어볼까' 이렇게 생각을 했고 2004년 2월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그런데 망했어요. 교육시장은 제가 혁신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설득해야하는 주체가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기술기반 스타트업이 이길 수 있는 시장으로 가자고 생각했고 기업용 소프트웨어쪽을 생각했습니다."

▷바로 스윗을 창업하셨나요.
"아니요. 기업 대상 '직원 학습관리시스템'을 개발했어요. IBM, 대한항공 등 큰 회사에 공급했죠. 그런데 직원 교육 시장 역시 너무 성숙한 시장이었고 성장성이 커보이지 않았어요."

▷스윗은 언제 탄생했습니까.
"먼저 시장을 보고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16년부터 사전조사를 시작했죠. 그래서 준비를 했고 2017년 12월 스윗을 창업했습니다."
피자, 아이폰 사들고 미국 회사 찾아가 '현장 조사'
▷독특하게, 발로 뛰면서 시장 조사를 하셨더라고요.
"지금 인터뷰를 하고 있는 곳(샌프란시스코 3번가와 미시온스트리트 교차점에 있는 공유오피스)부터 세일즈포스타워(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몰려 있습니다. 2016년부터 약 2년 정도 이 곳에 있는 기업 중 30~40곳을 직접 방문했어요. 어떤 곳은 두 번도 갔으니 총 50번 넘게 다른 회사를 들락날락한거죠. 방문 허락을 받기 위해 점심도 사주고 선물도 많이 줬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CEO 옆에 앉아서 노트북 계정을 보면서 협업툴, CRM(고객관계관리), ERP 프로그램을 어떻게 쓰는지 하루 종일 모니터링 했습니다. 미국 사람들의 협업툴에 대한 지식이 기능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뉴 케이스'와 '베스트 프랙티스'까지 모두 꿰고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왜 미국에 창업했죠.
"한국은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이 거의 없다시피한 나라입니다. 서비스를 제대로된 고객에게 팔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습니다. 두번째는 '세계화'였죠. 한국에서 만든 소프트웨어가 미국에서 잘된 사례가 거의 없었습니다. 한국에도 정말 훌륭한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이들이 키운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정말 뛰어는 VC들도 많고요. 하지만 한국 유니콘 중에 해외 시장을 겨냥한 기술기업이 하나도 없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미국은 달라요. 스타트업의 50% 이상이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입니다."

▷결국 글로벌시장에 도전해야겠다는 마음 때문이네요.
"한국과 미국은 시장 규모에서 차이가 커요. 어떤 벤처캐피털의 예를 들어볼게요. 한국 내수 시장에서 사업하는 유니콘에 투자한 수익을 다 합쳐도 미국의 글로벌 기업 하나에서 가져온 수익에 못 미친다는 얘기가 있어요. 그 정도로 글로벌 시장과 한국 시장은 차이가 큽니다. 또 하나 덧붙이자면 미국은 다양한 문화의 집합체입니다. 글로벌한, 강력한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선 미국에서 창업하고 다양한 인종의 직원들을 채용해야해요. 이런 직원들을 데려오려면 미국에 본사를 둬야하고 미국 주식을 줘야합니다. 한국에서 창업해서 한국 주식을 준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글로벌한 직원들은 한국 주식 제도나 세금 등에 대해서 몰라요."

▷미국으로 본사를 옮기는 과정이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고요.
"네. 미국에서 스윗을 창업했지만 서류상으론 한국에 본사가 있었어요. 미국으로 본사를 옮기는 '플립'을 하려고 했는데, 3% 정도 주식을 보유했던 기존 투자자 한 곳이 '미국 기업엔 투자할 수 없다'는 내부 조항을 갖고 있었어요. 이 투자자는 우리 주식을 안 팔고 싶어했죠. 그래서 '미국으로 본사를 옮기지 말라'는 요구를 했어요. 그런데 2020년 6월 이 투자자가 극적으로 '주식을 팔겠다'고 하더라고요.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서 주식을 인수했고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미국으로의 본사 이전은 6~7개월 전 쯤에 완전히 해결됐습니다. 3개월이면 끝날 플립이 2년 2개월 걸린거죠."
한 명도 안 떠난 엔지니어팀...고마움에 눈물 흘려
▷이 과정에서 뭐가 가장 힘들었나요.
"직원들에게 주식으로 보상을 못한 점이요. 완전하게 미국회사가 아니라서 미국 주식으로 스톡옵션을 못 주고 있었어요. 주식으로 보상을 못 받고 일만 하는 직원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플립이 완료됐을 때 직원들 앞에서 눈물을 흘렸어요. 정말 기쁜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주주 전체 동의를 받았고 지금은 스톡옵션 행사가격을 정하는 프로세스 중에 있어요. 곧 직원들에게 드디어 스톡옵션을 주게 될 것 같습니다."
▷구글에서 인정 받는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난관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아요.
"네. 스윗은 수백개의 마이크로 서비스가 들어 있는 난이도가 엄청나게 높은 제품입니다. 수십개의 스타트업 제품이 묶여 있는 것과 같죠. 저도 처음 개발 난이도가 이렇게 높을 줄 몰랐습니다. 서비스와 시스템역량이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있는 제품이 스윗입니다. 이를 위해 좋은 엔지니어팀을 구성하는 게 힘들었고 함께 제품을 개발하는 게 난관이었죠. B2B(기업간거래) 서비스는 제품 출시 전에 피드백을 받는 게 쉽지 않아요. 진짜 사람들이 '딱 살만한' 제품으로 개선시키고 구조를 변경하고 약점을 해소하고, 이런 과정에서 엔지니어팀이 정말 고생했습니다. 다시 한 번 고마움을 나타내고 싶습니다."
스윗의 공동창업자들. 조쉬 리, 맥스 임, 제이 박

스윗의 공동창업자들. 조쉬 리, 맥스 임, 제이 박

▷스타트업이 훌륭한 엔지니어들을 유치하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요.
"네 옥션 공동창업자 겸 CTO 출신으로 이베이에 매각된 이후 이베이 필리핀 공동대표를 맡았던 맥스의 공이 정말 큽니다. 맥스를 모시기 위해 삼고초려했죠. 정말 10번 넘게 맥스를 찾아가서 함께 하자고 설득했어요. 최상급 엔지니어들은 사실 '돈' 때문에 움직이지 않아요. 이들은 '정말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에 마음이 갑니다. 맥스를 보고 엔지니어들이 스윗에 와줬습니다. 그리고 수십명의 회사 핵심 엔지니어들은 그 간 단 한명도 퇴사하지 않았어요."

▷대기업들의 협업툴 시장 진출 가능성은 없습니까.
"그들이 안 들어온 게 아닙니다. 진출했다가 물러난거죠. 건물에 빗대어 설명해볼게요. 우리 프로그램을 흉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수준은 도배나 장판을 따라하는 수준입니다. 그들이 스윗과 완전히 같은 제품을 만드려면 지금까지 쌓아온 시스템 구조를 부수고 완전히 새롭게 시작해야합니다. 쉽게 흉내내지 못한다는 얘기죠. 저희도 이 시장에 문을 닫고 들어온 것 같아요. 지난해 모든 경쟁사들이 서비스 가격을 올렸죠. 이 의미는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저가로 들어오는 시장이 아니라 기존 업체들이 자리를 굳히는 경쟁이 시작됐다는 겁니다."

▷왜 사명은 스윗(Swit)입니까.
"달콤하다는 뜻의 'sweet'과 발음이 유사하죠. '고객들의 협업을 스윗하게 만들어주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앱 쓸 필요 없다. 우리 프로그램이 완전한 스위트(suite) 플랫폼이다'라는 뜻도 담았어요. 그리고 영어로 한 음절이라서 미국인들이 발음하고 기억하기 좋다는 점도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get shit done'이란 말, '어려워도 끝까지 해내자' 이런 의미인데 'get swit done'으로 바꿔쓰니까 미국인들이 재밌어하더라고요. 꼭 이 사명을 갖고 싶어졌습니다."
스윗 로고

스윗 로고

▷스윗이라는 사명을 갖기 위해 소송도 하셨다고요.
"2016년께였는데, 미국의 한 스위치(switch)기업이 상표권을 갖고 있더라고요. '너희는 하드웨어, 우리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니까 함께 쓰자'고 요청했는데 거부했습니다. 포기할 수 없었고 소송에 들어갔죠. 그 회사와 우리 회사의 사업이 겹치는 게 없다는 걸 증명했고, 스위치 회사의 상표권이 그쪽 사업과 무관한 영역에까지 불필요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비용 때문에 변호사를 쓰지 않고 제가 공부해서 소송을 했고 결국 이겼습니다. 함께 스윗이란 상표를 쓸 수 있게 됐습니다. 800달러 밖에 안 들었습니다. 안 해보고 포기하는 건 스타트업 정신에 맞지 않죠."
내년 '뚱뚱한 유니콘', 4~5년 뒤 70조원 규모 나스닥 상장 목표
▷최근 자금조달이 성공적이었다고 들었습니다. 곧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반열에 오르는건가요.
"연 반복매출(ARR), 즉 가만히 있어도 매년 구독으로 들어오는 매출 목표가 올해 200억원입니다. 목표를 300억원으로 올릴 수도 있고요. 시리즈A를 진행했고 현재 '세이프2'(지금 단계에서 기업가치를 논하지 않고 다음단계 투자자를 미리 모집하는 것. 일종의 예약 판매라고 생각하면 된다)을 진행 중인데 기업가치를 3억달러(약 3600억원)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시리즈B는 내년 6월까지 진행할 것인데, '뚱뚱한 유니콘'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나스닥 상장이 목표인가요.
"네 향후 4~5년 후에 나스닥에 상장할 겁니다. 기업 가치는 70조원을 인정 받으려고요. 11년 동안 이익을 못냈던 슬랙의 기업가치가 30조원 이상입니다. 지금은 시장이 더 커졌고 타깃 고객은 더 많고 스윗은 '맞춤형' 서비스도 가능합니다. 슬랙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아야하지 않을까요. 작년에만 매출이 1400% 증가했습니다. 이 성장속도를 유지한다면 목표 실현은 가능할 것입니다."

현재 세계 1위 기업용 메신저앱으로 평가받는 슬랙을 넘어서겠다는 리 대표의 의지는 대단했다. 팬데믹 이전 스윗의 사무실은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인 세일즈포스타워 공유오피스에 있었는데, 이 곳에선 앞 건물에 자리 잡은 슬랙 간판이 내려다보였다. 매일 슬랙 간판을 내려보며 "반드시 슬랙을 뛰어 넘고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되새겼다고 한다. 리 대표의 목표는 머지 않아 손에 잡힐 정도로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았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이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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