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가격이 10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전기자동차 인기에 배터리 재료인 니켈 수요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반면 니켈 생산량은 한정적이라 당분간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니켈 선물 3개월물 가격은 t당 2만2745달러를 기록해 2012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니켈 가격은 최근 한 달 동안 12% 급등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LME 공인 창고에 보관된 니켈 재고량은 51일 연속 감소해 사상 최저 수준인 4859t까지 줄었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재료다. 글로벌 전기차 붐이 일면서 니켈 가격도 연일 급등하고 있다. 니콜라스 스노든 골드만삭스 상품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인기로 니켈 수요도 폭증하고 있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가 높아진 것도 니켈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에 몰려 있는 스테인리스강 공장은 전 세계 니켈 소비량의 3분의 2를 사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간 니켈 목표가를 2만4000달러로 제시했다. 앞으로 6%가량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각국에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니켈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공급이 이를 따라잡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 때문에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은 자체적으로 니켈 조달에 나섰다. 테슬라는 최근 미국 광산업체인 탤런메탈이 미네소타주 타마락 광산에서 생산할 예정인 농축 니켈, 코발트, 철광석 등을 6년 동안 7만5000t 구매하기로 했다.

니켈 투자 상품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엔 니켈 관련 상장지수증권(ETN)으로 ‘대신 니켈선물 ETN’ ‘대신 2× 니켈선물 ETN’ 등이 있다. 니켈뿐 아니라 구리, 알루미늄 등 활용도가 높은 금속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TIGER 금속선물’도 있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앰플리파이 리튬&배터리 테크놀로지’(BATT)와 ‘글로벌X 리튬&배터리 테크’ ETF는 배터리용 광물·전기차업체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