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종에 장·단기 호재가 쏟아지고 있다. 메타버스 수혜부터 애플카 출시설까지 장기적 호재가 예상되는 소식들이 관련 종목의 주가를 한 차례 끌어올렸다. 여기다 더해 실적 전망이 좋아질 만한 현실적인 뉴스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QD(퀀텀닷)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하고, 아이폰13이 예상보다 더 잘 팔린다는 뉴스가 대표적이다.
먼저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 패널 양산 소식에도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 주가는 꿋꿋하다. LG디스플레이는 24일 1.14% 오른 2만2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30일부터 QD OLED 패널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이 처음으로 만드는 TV용 OLED 패널이다. 이 패널을 활용해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첫 번째 O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OLED TV를 내놓으면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 공급 능력이 삼성디스플레이와 비교해 10배 수준”이라며 “향후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TV용 OLED 패널을 구매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대형 OLED 패널 공급 부족을 예상하는 애널리스트도 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OLED TV가 대중화되고, 국내 신규 고객사(삼성전자) 확보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와 함께 메타버스 수혜주로 꼽히는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문제는 애플이 반도체 공급 부족, 샤프 카메라 모듈 생산 차질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이다. 전작이 지나치게 잘 팔렸던 만큼 아이폰13 수요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관련 부품 기업 실적이 내년에는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배경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아이폰13 주문량은 여전히 많다. 외신 등에서는 애플이 4분기 아이폰13을 8000만 대 넘게 판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이 남아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24일 4.68% 오른 2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실적도 좋은 데다 메타버스 수혜주로 떠오르면서 주가가 연일 오르자 지난주부터 5개 증권사가 LG이노텍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LG이노텍이 메타버스 테마에도 올라타면서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다. 주력 고객사인 애플이 내년 메타버스 콘텐츠를 구현할 확장현실(XR) 기기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LG이노텍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따라 높여 잡고 있다.24일 LG이노텍은 전일 대비 1만3000원(4.68%) 오른 2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9만6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 회사는 지난 11일부터 급등세를 타기 시작해 10거래일동안 34.10%가 올랐다.애플이 내년 XR 기기를 출시하겠다며 메타버스 산업 진출을 선언한 덕이었다. LG이노텍은 이미 애플의 아이폰13에 들어가는 카메라모듈의 70% 이상을 공급할 정도로 애플과 각별한 사이기에 XR 부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풀었다. 또 애플이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자율주행전기차에도 카메라모듈이 들어가기에, 이에 따른 수혜도 기대되고 있다.애플을 내세운 성장 가설이 만들어지고 주식시장에서 반응이 나타나자 증권가도 LG이노텍을 다시 평가하고 있다. 지난 18일 이후 LG이노텍의 목표주가를 올린 증권사는 키움증권(33만원), KB증권(35만원), 하이투자증권(40만원), 신한금융투자(40만2000원), 유안타증권(38만원) 등 5개에 이른다.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내년 XR 기기 출시와 2025년 애플카 출시 전망에 따른 핵심부품 공급 가능성 확대로 (LG이노텍은) 향후 재평가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라고 말했다.그는 XR기기 부품 공급에 따른 성장 가능성에 대해 “XR기기 시장의 성장세는 스마트폰 초기 시장의 높은 성장세와 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애플카 부품 공급 가능성에 대해서는 “LG이노텍이 모터센서, 라이다, 카메라, 통신모듈 등 자율주행전기차의 핵심 부품을 글로벌 자동차업체 15곳 이상에 공급하고 있다”며 “이미 검증된 아이폰 부품 공급업체임을 감안할 때 향후 애플카 공급망 진입 역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도 “LG이노텍의 자율주행 카메라 매출은 올해 3300억원으로 확고한 업계 1위”라며 “글로벌 전기차 고객사향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카메라 이외에도 모바일용 라이다(LiDAR) 스캐너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라이다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이번 급등세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중순까지는 실적의 정점(피크아웃) 우려로 주가 흐름이 답답했지만, 증권가는 LG이노텍이 내년에도 실적을 성장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LG이노텍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는 1조2615억원이다. 올해 컨센서스 1조2536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수의 투자자들은 여전히 내년 LG이노텍의 이익 감소를 우려하지만, 역기저 현상이 아닌 전년 대비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그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멀티카메라 내 모듈 각각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고, (LG이노텍의) 고객사 카메라도 업그레이드되기에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카메라 모듈 공급 경쟁사인 샤프는 올해 센서시프트 라인 투자를 사실상 단행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고객사 내 LG이노텍의 높은 지위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신한금융투자는 24일 LG이노텍에 대해 신규 애플리케이션 시장 개화로 수년치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30만6000원에서 40만2000원으로 31% 넘게 올렸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4222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며 "성수기와 카메라·기판·소재의 호황 영향"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여러 투자자들은 여전히 내년 실적을 감익으로 우려한다. 하지만 내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1조3600억원으로 역기저 현상이 아닌 전년 대비 성장이 예상된다"며 "또 신규 앱 시장 개화에 따른 카메라의 수요처 확장은 2023년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했다.내년과 2023년은 각각 업황 호조와 성장 모멘텀 본격화의 이유로 견조한 실적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박 연구원은 "내년의 경우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멀티카메라 내 메인·초광각·울트라 모듈 각각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고 고객사의 카메라도 업그레이된다"며 "경쟁사의 생산차질 영향으로 우호적인 시장 점유율이 전망되며 고객사와의 돈독한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카메라와 통신모듈, 패키징기판의 공급이 늘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이어서 "2023년에는 카메라의 적용처가 늘어나고 궁극적으로 조원 단위의 신규 시장이 개화된다"며 "특히 고부가 패키징기판의 캐파 증설을 준비 중인데 본격적인 실적 기여는 2023년부터다. 기판 수익성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박 연구원은 "목표주가는 내년 주당순이익(EPS)인 4만196원에 IT부품의 통상적인 주가수익비율(PER) 10배를 반영했다"며 "현 주가는 2022년 추정치 PER 6.9배다. 내년과 2023년의 성장동력을 확보한 상황에서 10배 미만의 PER은 설명이 불가능하며 2023년을 고려한 타깃 멀티플이 요구된다"고 밝혔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LG디스플레이 유장진 연구위원,‘세계 표준의 날’ 국무총리표창 수상LG디스플레이(대표이사 사장 정호영)는 화질개발실 유장진 연구위원이 ‘2021년 세계 표준의 날’을 맞아 한국 디스플레이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했다고 22일 밝혔다.‘세계 표준의 날’은 3대 국제표준제정기구(ISO, IEC, ITU)가 표준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정한 날로, 우리나라는 2000년부터 매년 표준화를 통해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자에게 정부포상을 수여하고 있다.유 연구위원은 LCD, OLED, 마이크로 LED 등의 분야에서 한국 디스플레이 기술이 세계 어디서나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글로벌 표준화를 주도해왔다.특히, 전기∙전자 분야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세계 표준화기구인 IEC(국제전기기술협회)에서 10여년 이상 활동하며 기존의 LCD 위주였던 디스플레이 화질 평가법을 OLED 중심으로 표준화함으로써, LG디스플레이의 OLED TV 패널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고 프리미엄 TV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한 점을 인정받았다.유 연구위원은 “LG디스플레이의 일원으로서 대한민국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에 기여하게 돼 영광”이라며 “우리나라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전 세계의 표준이 되어 글로벌 시장을 이끌 수 있도록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