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리스크에 시장은 롤러코스터

"中 정책에 대항 말라"
美 상장한 디디추싱, 中 당국 괘씸죄에 걸려
에듀테크 기업도 7월 주가 76% 폭락

中 주식 담으려면
더 강력한 규제 내놓을 가능성 적지만
中 육성 산업이 안전
세계 증시가 중국발(發) 규제 리스크에 흔들리고 있다. 중국 정부의 규제로 미국에 상장된 중국 주식 시가총액이 7월 한 달에만 4000억달러가 날아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저가 매수의 기회인지를 고민하는 투자자에게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정책에 대항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플랫폼 기업은 규제의 목표물이 됐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본토 제조기업 위주로 투자 대상을 좁혀야 한다는 분석이다.
채찍 들고 당근 주는 中…"반도체·전기차는 무풍지대"

뉴스에 출렁이는 중국 주식
중국 공유 차량 플랫폼 디디추싱 주가는 지난 6월 30일 상장 직후 7월 27일까지 43% 하락했다. 디디추싱은 중국 당국의 만류에도 뉴욕증시에 상장했다가 중국 정부로부터 사이버 국가안보와 반독점 조사를 받고 있다. 28~30일 주가는 28% 반등했다. 디디추싱이 뉴욕증시에서 상장 폐지를 검토 중이라고 WSJ가 보도한 것이 주가 급등의 재료가 됐다. 비상장 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거래 중인 주식들을 회사 측이 공개 매수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디디추싱은 WSJ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중국 정부의 ‘사교육 금지’ 조치로 급락했던 에듀테크 기업들의 주가도 롤러코스터에 올라탔다. 지난달 26일까지 83% 하락한 탈에듀케이션(TAL)은 27~28일 2거래일간 45% 반등했다. 중국 정부가 ‘시장 달래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 규제 당국이 주요 투자은행(IB)들에 국가 안보 문제와 직결되지 않는 한 중국 기업의 미국 상장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CNBC는 보도했다. 하지만 29일부터 에듀테크 기업 주가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 정부의 규제로 투자자의 손실이 불어나자 미국도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와 기타 유가증권 판매에 대한 등록을 중단했다고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중국 기업을 규제할 위험을 투자자에게 공개하는 새로운 규정도 제정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역외 상장 종목보다는 본토 주식
골드만삭스는 29일 중국 외 지역에 상장된 인터넷, 플랫폼 기업 비중이 높은 MSCI 차이나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MSCI 중국지수는 중국과 해외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 700여 개로 구성돼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의 규제는 중국 정부가 시장보다 사회적 공정성과 안정성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우려했다.

다만 중국이 ‘투자 불가(uninvestable)’ 상태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정부가 전체 주식 시장에 자금 조달 규제 등 더 강력한 규제를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중화권 주식 시장이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고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중국 본토 A주에 대해서는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강력한 산업 규제와 달리 재정 정책은 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플랫폼 기업 규제로 나스닥골든드래곤차이나 지수와 홍콩 항셍테크 지수가 지난 2월 고점 대비 각각 44%, 38% 급락할 때 상하이 커촹반(SSE STAR 50) 지수는 7월 고점을 찍고 소폭 조정을 받는 데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지수에 투자하는 대신 정부가 적극 육성하는 산업으로 투자 대상을 좁히는 게 낫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트레이더들이 중국 주식에서 자금을 빼던 와중에도 중국 반도체와 전기차 업체에 대한 투자를 늘린 배경이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파운드리 기업 SMIC 주가는 7월 마지막 주에만 24% 올랐고, 선전 증시에 상장된 비야디(BYD) 주가도 2% 올랐다.
B2C 기업보다는 B2B 기업
국내 증권사들은 시장을 독점하는 플랫폼 기업보다 중국 제조 기업으로 눈을 돌릴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제조기업 중에서도 B2C 기업보다는 B2B 기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중국·신흥국전략팀장은 “‘인민’과 접점이 있는 모든 업종은 높은 마진을 추구하는 것만으로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이들 종목 대부분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기업들이 철퇴를 맞은 지난주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주가도 12% 하락했다.

정부 정책과 함께 움직이는 종목도 주목할 만하다. 소재·부품·장비 수직 계열화를 목표로 하는 만큼 ‘소부장’ 관련 기업과 탈(脫)탄소 관련 기업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얘기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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