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 판매 급증 등 영향
7월 이후에만 시총 30조↑

국내 배터리 3사 밸류에이션
中 CATL의 50~70% 그쳐

"조정 받겠지만 장기투자 매력"
LG화학(654,000 +4.47%) 삼성SDI(433,500 +2.97%) SK이노베이션(139,000 +0.72%) 등 배터리주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3개사 시가총액 합계는 100조원을 넘어섰다.

투자자들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제라도 사고 싶지만 너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판단하기 쉽지 않은 가격대라고 보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전망을 물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국내 2차전지 업체의 저평가가 해소되고 있는 구간”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여전히 상승 여력이 크다”고 답했다.
3사 시가총액 사상 첫 100조원대
'배터리 3인방' 시총 100조 돌파…"상승여력 여전"

7일 LG화학은 9.71% 오른 74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이 52조6619억원까지 늘었다. 사상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3위로 올라섰다. 이날 삼성SDI도 3.94% 올랐다. 뒤늦게 2차전지 부문의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12.54% 급등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3사의 시가총액 합계(우선주 제외)는 103조2327억원으로 100조원대를 돌파했다. 주가 급등 속도도 엄청나다. 코로나19로 코스피지수가 바닥을 찍었던 지난 3월 19일(34조1184억원) 대비 세 배가 넘는다. 2분기 말(71조7344억원)과 비교해도 30조원 넘게 늘었다.

LG화학삼성SDI가 올 들어 각각 190.18%, 106.77% 뛰었다. SK이노베이션은 8월 들어서만 44.88% 상승했다. 이들은 또 다른 기록도 남겼다. 3사 주가가 모두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을 넘어섰다. 외국인들은 8월 들어 LG화학 주식 12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SDISK이노베이션도 100억원 안팎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왜 계속 오르나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6일 발표된 7월 독일 전기차 신규 등록대수가 말해준다. 3만5917대로 지난해 동월 대비 289.0%, 전월 대비 93.1% 늘었다. 시장 예상치는 2만5000대였다. 독일의 7월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11.4%로 사상 최고치였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시장 기대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시장은 해석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5월만 하더라도 올해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작년보다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지난해보다 11.0% 늘어난 169기가와트(GW)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국내 업체에 호재다. LG화학이 올 상반기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도 상반기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이 38만1000대로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을 제쳤기 때문이다.

LG화학이 2분기에 전기차 배터리 부문 손익분기점(BEP)을 당초 예상보다 한 분기 앞서 달성한 것도 시장은 적극적으로 해석했다. 각각 올 4분기, 내년 말로 예상되는 삼성SDI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부문 BEP 달성 시기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판매량과 2차전지 업체들의 시가총액이 같은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며 “지금은 밸류에이션이 높다고 할 때가 아니라 전방산업이 호조인 만큼 앞으로 밸류에이션이 얼마나 더 높아지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투자라면 여전히 매수할 만”
배터리 3사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또 다른 축은 2차전지 생산량 세계 1위인 중국 CATL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격차 메우기다. 배터리 3사의 배터리 부문만 떼어놓고 평가한 기업가치가 CATL 대비 50~70% 선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CATL뿐 아니라 글로벌 2차전지 업체들의 평균적인 밸류에이션과 비교해보더라도 국내 배터리 3사의 주가 상승 여력은 여전히 큰 상태”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장세가 끝나면서 일시 조정받을 수 있겠지만 전기차 배터리 성장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2030년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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