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고 출력을 높이려면 배터리 기술이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양극재가 가장 중요한 배터리 소재로 꼽힌다. 양극재는 전기에너지를 저장·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에너지 밀도가 높은 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NCA)는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NCA 양극재' 세계 2위…전기차 시대 '성장판' 열다
글로벌 NCA 시장에서 점유율 2위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이 있다. 지난해 3월 코스닥에 상장한 에코프로비엠이다. 에코프로비엠은 3일 11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4만8000원) 대비 137.29% 올랐다. 시가총액은 2조3000억원대로 불어났다. 코스닥 시총 9위다.

2차전지에 쓰이는 양극재 소재는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그중 니켈코발트망간(NCM)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재다. 전자제품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까지 사용처가 넓다. NCA가 그다음이다.

에코프로비엠, 'NCA 양극재' 세계 2위…전기차 시대 '성장판' 열다
전기차 개발 경쟁이 본격화하자 판도가 달라졌다. NCA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고성능 전기차에 필수인 고출력·고용량 배터리를 만들려면 NCM보다 NCA가 유리해서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NCA 시장 수요는 지난해 10만t에서 2022년 25만t으로 고성장세다. 에코프로비엠이 전기차 시대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는 배경이다.

에코프로비엠은 NCA 시장에서 일본 스미토모사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스미토모사는 테슬라에 NCA를 독점 공급 중이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에코프로비엠이 테슬라 공급분 일부를 가져올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세계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은 NCA의 성장성을 알면서도 쉽게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NCA는 열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를 해결할 기술력을 갖춘 업체가 많지 않다. 에코프로비엠은 니켈 함유량을 늘려 에너지 밀도를 높인 하이니켈계 NCA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5만9000t이던 양극재 생산능력이 내년 말엔 8만5000t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에코프로비엠이 특화된 하이니켈계 양극재는 전기차 업체들의 개발 방향과 일치하는 만큼 성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3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10월에는 포항에 제5공장을 준공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작년보다 31.0% 늘어난 486억원이다. 내년에는 전기차 관련 공급이 늘면서 올해 전망치보다 91.7% 늘어난 932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