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이오산업의 거함 '셀트리온 3형제(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시가총액이 45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셀트리온 3형제 보다 큰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곳 밖에 없다. 꾸준한 실적 개선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코로나19발 증시급락에도 주가를 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12일 셀트리온은 0.24% 오른 21만1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기준으로 셀트리온 및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 3형제의 시가총액은 44조7521억원에 달한다. 이는 현대자동차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총액보다 9조원 이상 많고, 기아자동차를 포함해도 3조원 가량 부족할 뿐이다.

셀트리온 3형제 시가총액은 올들어 39.74% 늘었다. 이 기간에 한국 증시가 코로나19의 여파에서 탈출하려고 안간힘 쓰는 것과 대비된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노력을 이어오고 있는 점과, 서정진 회장이 내년중으로 셀트리온 3형제 간 합병 계획을 언급한 점이 재료로 작용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각각 6158억원, 24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존재하지 않는 셀트리온제약을 제외하고 봐도 지난해 셀트리온 3형제가 기록한 영업이익에 비해 81.06% 늘어난 수준이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여파로 기업 실적이 급락한 지난 3개월 사이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8.89% 증가했을 만큼 시장의 시선도 호의적이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자가면역치료제 램시마SC가 2월부터 유럽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해 1분기에만 108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트룩시마와 허쥬마는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며 “여기에 코로나19 국면에서 진단제품과 치료제 개발에 힘을 들이면서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를 넘어 항체 치료제 개발사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셀트리온그룹의 특이한 영업구조에서 나오는 재고재산 이슈는 고질적인 불안요소로 꼽힌다. 셀트리온을 개발 및 제조한 약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유통 및 판매하는 방식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말 기준 재고자산은 지난해 매출(1조1009억원)보다 많은 1조6236억원에 달한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