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사실상 보험료 인상 상한선 정해
자보 4%·실손 9.9%…기대에 못 미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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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20일 손해보험주(株)가 하락하고 있다. 내년 보험료 인상률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동을 걸었다.

이날 오전 10시24분 현재 KRX보험지수는 전날보다 1.59% 밀리고 있다. KRX업종지수 중 낙폭이 가장 크다. 현대해상(22,600 -1.95%) DB손해보험(43,300 -1.03%) 메리츠화재(14,700 -1.67%) 삼성화재(198,000 -1.98%) 등 손해보험주가 1~5%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손해보험주의 하락은 전날 열린 은성수 금융위원장(사진)과 보험업권 최고경영자(CEO)간 간담회 때문이다. 은 위원장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실손의료보험에서 손해가 발생했다고 해서 보험사들이 가입자에게 돈을 더 내라고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또 간담회 보도자료에는 "보험사의 자구 노력을 통해 내년 보험 인상률을 최소 수준으로 관리해 갈 예정"이라는 문구가 나왔다.

우선 금융당국은 손보사들에게 소비자 부담 등을 이유로 두자릿수대의 실손의료보험료 인상을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15% 이상의 인상이 기대됐지만, 최대 9.9%로 상한선이 생긴 것이다.

지난 11일 열린 공사보험 정책협의체에서는 공공보험인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정책(문재인 케어)에 따른 손보사들의 반사이익(실손보험금 지급 감소) 효과를 내년 실손의료보험료 인상분에서 차감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 인해 손보사들이 주장했던 15~20%대의 인상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생겼다. 관련해 손보주들의 주가도 상승했다.

자동차보험료 인상률도 기대했던 5%대보다 낮은 최대 4%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보사들은 내년에 평균 10% 수준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소비자 부담 등을 감안해 5%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료 산출에 제도개선 효과를 반영하라고 주문했다.

금융당국은 내년에 음주운전 사고부담금 인상 등의 제도가 개선되면 1~1.5%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수익성 관점만으로 인상률을 결정할 수 없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투자자 및 주주 입장에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자동차보험의 경우 그래도 일정부분 근거를 통해 인상폭을 억제했다고 판단된다"며 "그러나 실손보험료는 수년간 시도했지만 현실화되지 못한 비급여의료비 관리 추진 등을 근거로 인상폭을 축소시켰다는 점에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규제 리스크(위험 요인)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보험업종 주가의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문재인 케어는 환자들이 지출하는 의료비(자기부담금)를 낮추고, 건강보험에서 지급하는 의료비 비중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건강보험에서 의료비를 보조해주지 않았던 의료 행위에 대해서도 보장을 확대하고 있다.

의료 실손보험에 가입한 환자의 경우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보험료를 받게 된다. 환자들의 자기부담금이 줄어드니, 손보사의 지급 보험료도 감소할 것이란 게 정부의 생각이다. 그러나 낮아진 의료비용에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서 실손보험료 지급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 상반기 손해보험사들의 실손보험 손해율(받은 보험금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은 129.1%였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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