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비교 사이트를 운영하는 다나와의 지난 3분기 재고자산이 사상 최대인 200억원을 기록했다. 보통 재고 증가는 기업 경영에 ‘빨간불’로 통한다. 하지만 다나와를 보는 증권가의 시선은 여전히 우호적이다. 수요가 늘어나 일부러 쌓아놓은 재고이기 때문이다.

재고자산 사상 최대인데…다나와 목표가 올린다고?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다나와의 3분기 재고자산은 200억원으로 전 분기(79억원)보다 153.1% 급증했다. 아직 안 팔린 제품과 반제품 등이 창고에 200억원어치 쌓여 있다는 뜻이다. 3분기 매출(293억원)에 육박한다.

증권가는 오히려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이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다나와의 목표주가를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올렸다. 키움증권(2만8000원→3만2000원)과 신한금융투자(2만8000원→3만1000원)도 동참했다. 이날 종가가 2만6100원으로 올 들어 70.59% 올랐지만 더 오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서혜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성수기인 4분기에 진입하면서 실적 개선세가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고 증가도 성수기를 앞두고 나타난 현상이란 분석이다. 다나와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3분기에도 103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2.0% 늘었다. 2017년에는 69억원으로 93.8% 증가했다. 다나와 관계자는 “자회사를 통해 육군에 데스크톱PC 3만5521대를 납품하게 되면서 올해는 재고자산 증가폭이 유난히 컸다”고 설명했다.

다나와가 직접 운영하는 가격비교 사이트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재고가 필요 없다. 조립 PC를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납품하는 다나와컴퓨터와 늑대와여우컴퓨터를 연결 자회사로 두면서 최근 재고가 늘어나는 추세다. 2013년 다나와컴퓨터를 설립한 다나와는 2017년 늑대와여우컴퓨터를 인수하면서 PC 납품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에 쌓인 재고자산은 4분기에 매출로 반영될 것”이라며 “4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늘어난 528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마다 전망치는 제각각이지만 4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주가가 숨 가쁘게 오르기만 하면서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올 가능성은 부담이다. 다나와 주가는 연간 기준으로 올해까지 8년 연속 상승 중이다. 주가수익비율(PER)은 20.8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9배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