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알몬티, 코스닥 상장 추진

과거 韓수출 절반 차지한 텅스텐
저렴한 중국산에 밀려 채굴 중단
대한중석이 1950년대 후반 김포공항 앞에 세운 광고판. 세계 최대 텅스텐 생산업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대한중석이 1950년대 후반 김포공항 앞에 세운 광고판. 세계 최대 텅스텐 생산업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마켓인사이트 8월 28일 오전 6시27분

텅스텐광산 개발·운영회사로 캐나다 증시 상장사인 알몬티인더스트리즈(알몬티)가 한국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알몬티는 최근 IPO 대표주관사로 KB증권을 선정하고 코스닥시장 상장 채비에 나섰다. 이르면 내년 코스닥에 2차 상장(다른 국가 증시에 추가 상장)하는 게 목표다. 성사되면 캐나다 기업의 국내 첫 2차 상장 사례가 된다.

알몬티의 김용우 한국담당 대표는 “알몬티는 한국 상동광산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알몬티는 상동광산의 광업권(광물을 채굴할 권리)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텅스텐 광산을 운영하고 있다.

[마켓인사이트] 텅스텐 광산, 한국 증시에 컴백?

IB업계에서 알몬티의 상장 시도가 관심을 끄는 건 상동광산이 한국 자본시장에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상동광산의 역사는 일제강점기 시절인 1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6년 광맥이 발견되면서 문을 연 상동광산에서 일본은 텅스텐을 캐내 2차 세계대전을 치렀다. 텅스텐은 6·25전쟁이 끝난 뒤 경제 재건에 큰 공을 세웠다. 알몬티에 따르면 1950~1970년대 한국산 텅스텐은 세계 생산량의 17~19%를 차지하며 한국 수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당시 상동광산을 운영했던 국영기업 대한중석은 한국 증시의 ‘블루칩’ 중 하나였다. 포항종합제철(현재 포스코) 설립에 참여할 만큼 자금력도 막강했다.

상동광산에 위기가 찾아온 건 1990년대였다. 중국이 저렴한 텅스텐을 쏟아내면서 세계 텅스텐 가격이 추락했다. 1992년 상동광산은 텅스텐 채굴을 중단했다. 대한중석은 1994년 거평그룹에 매각되며 공기업 민영화 1호 사례가 됐다가 상장폐지 과정을 밟았다. 이후 대한중석의 텅스텐 가공 부문은 대구텍으로 이어졌다. 상동광산의 광업권은 여러 차례 손바뀜 끝에 2015년 알몬티가 사들였다.

김 대표는 “텅스텐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로봇, 항공우주 등 주요 산업에 들어가는 광물”이라며 “중국의 희토류 등과 함께 미·중 무역전쟁 이후 더욱 주목받는 희귀 금속”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대 텅스텐 생산국인 중국이 자국 수요를 충당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어서 상동광산의 텅스텐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알몬티의 코스닥 상장을 통해 상동광산이 한국 증시에 다시 등장할 수 있을지 여부는 ‘경제성’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상동광산의 매장 및 채굴가능 물량과 텅스텐 가격 전망 등에 따라 광산의 가치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고운/이상은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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